 |
| 인터넷 캡쳐 |
북한이 한미일 3국의 다영역 합동군사훈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문제 삼아 또다시 군사적 대응을 위협하고 나섰다.
자신들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능력 강화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불안을 키워왔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한미일 안보협력을 모든 긴장의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전형적인 책임 전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성기 북한 국방상은 7일 담화를 발표하고 한미일의 프리덤 에지 훈련을 “도발적인 3자 다영역 합동군사연습”이라고 주장했다.
김성기는 미국이 일본·호주와 실시하려는 ‘오리엔트 쉴드’ 훈련과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 일본 배치 가능성, 미 육군 다영역 부대의 한국 전개 계획까지 거론하며 미국 주도의 군사협력이 지역 정세를 “한계점”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우리와의 새로운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우리도 힘의 입장에서 강력하고 반사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강력하고 단호한 행동실천”을 예고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원인과 배경을 의도적으로 뒤집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은 핵무력을 국가의 핵심 군사전략으로 내세우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해 왔다. 그런 북한이 주변국들의 대응 훈련만을 떼어내 ‘침략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는 논리라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의 무력 증강에는 ‘자위권’과 ‘헌법적 의무’라는 표현을 붙이면서 한미일의 안보협력에는 ‘도발’, ‘전쟁시연’, ‘군사적 준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들의 군사행동은 방어이고 상대의 군사행동은 공격이라는 이중 잣대가 이번 담화에서도 그대로 반복된 셈이다.
김성기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이익을 철통같이 수호하기 위한 가장 적중한 방도는 진화된 새로운 대응력의 부단한 적용”이라고 밝힌 대목도 주목된다.
이는 한미일 훈련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무기 개발이나 군사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명분 쌓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외부의 군사훈련을 문제 삼은 뒤 이를 자신들의 무력시위 명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일 3국 공조를 집중적으로 비난하는 데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사이의 안보협력을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북한 입장에서 한미일이 미사일 탐지·추적, 해상·공중 작전 등에서 연계 능력을 강화할수록 북한의 군사적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전쟁으로 끌고 간다’는 식의 선전을 통해 3국 내부의 여론을 갈라놓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원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방 훈련에 대한 위협성 담화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적 위협이 주변국들에 어떤 안보 불안을 초래했는지를 돌아보고 실질적인 긴장 완화 조치에 나서는 것이 순서다.
자신의 칼은 ‘자위권’이고 상대의 방패는 ‘도발’이라는 논리로는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다.
이번 김성기 담화는 북한이 다시 한번 위기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서 향후 군사행동의 책임까지 미리 상대방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비난하기에 앞서 북한이 먼저 답해야 할 것은 단순하다.
과연 오늘날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을 키운 핵과 미사일은 누구의 손에 들려 있는가.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