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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北 최선희 “핵보유 의지 영원”

2026-09-25 21:24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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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천년 지나도 불변” 주장.. 비핵화 요구를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


북한이 또다시 핵무기를 국가의 ‘주권’과 동일시하며 영구적인 핵보유 의사를 공언했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현실과 동떨어진 적대행위라고 몰아붙이면서 핵무장의 불법성과 한반도 안보 불안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기존 논리를 되풀이한 것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의지는 영원하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백년, 천년이 지나도 절대불변할 우리 국가의 확고부동한 핵보유 의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선희는 핵을 “국가주권의 핵심구성”이자 “국권수호의 최고의 담보”라고 규정하면서 미국·한국·일본이 비핵화를 요구할수록 북한의 핵보유 명분만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 핵문제의 본질을 뒤집는 논리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보유를 헌법이나 국내법에 명문화했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이를 합법적인 핵보유국 지위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이미 다수의 관련 결의가 채택돼 왔으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북한이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거듭 제시돼 왔다.

최선희의 이번 담화는 무엇보다 ‘핵무장을 협상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대결과 대화의 양립은 북한에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타협 가능성 자체를 차단한 채, 상대국이 먼저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더욱 강경한 표현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대결’로만 규정하는 것 역시 사실과 차이가 있다.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국·미국·일본은 북한 위협에 대한 억제 태세 유지와 함께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및 비핵화 목표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즉 억제와 외교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 3국의 공개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대화나 외교라는 부분은 외면하고 ‘비핵화’라는 단어 하나만을 떼어내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 특유의 선전 논리다.

자신들의 핵개발은 ‘자위권’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는 ‘주권 침해’로 돌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핵무기를 계속 확대하면서 주변국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동시에 그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조치를 핵무장의 근거로 다시 제시한다면 끝없는 악순환만 만들어질 뿐이다.

더구나 북한의 주장은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핵 비확산·군축이라는 큰 흐름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유엔은 오는 9월 29일에도 제81차 유엔총회에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국제의 날’ 고위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엔은 핵군축을 국제사회의 주요 군축 과제로 규정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가 영존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에서도 핵무기 보유가 국가법에 영구적으로 명시됐으며 비핵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번 최선희 담화는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이러한 입장을 더욱 노골적인 언어로 반복한 것이다.

문제는 핵무기를 아무리 ‘주권’이라고 포장해도 핵무기가 주민의 삶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핵탄두와 미사일의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국가의 정상성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핵무력을 절대화할수록 국제사회와의 갈등은 장기화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선희는 “현실 부정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직시해야 할 현실 역시 분명하다.

자신이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한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자동으로 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핵무기를 영원히 움켜쥐겠다는 선언만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주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백년, 천년의 핵보유’를 외치는 것이 미래를 향한 국가전략인지, 아니면 핵무기에 정권의 운명을 묶어 놓는 선택인지는 결국 북한 스스로가 답해야 할 문제다.

핵무기를 ‘주권’이라고 부르는 순간,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없는 국가의 미래와 대화 가능성까지 스스로 좁혀가고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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