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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맞아 서울 대림동에 ‘훈민정음학당’ 출범

2026-10-02 18:53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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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동포와 훈민정음 해례본의 만남.. 한글·한국어·민족문화 교육 추진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580주년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들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한글과 한국어, 민족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훈민정음학당’이 서울 대림동에서 출범한다.

훈민정음학당은 오는 10월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에 위치한 서울중국인교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교육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학당 측은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한문으로 기록된 《훈민정음 해례본》과 중국어·한자에 익숙한 중국 동포를 직접 연결하는 교육 방식을 꼽았다. 중국 동포들이 자신들이 지닌 언어적 자산을 활용해 한글 창제의 원리와 정신을 원문에 가깝게 이해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1446년 간행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새 문자의 목적과 원리, 글자의 구성과 사용법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문헌이다. 대한민국 국보로 지정돼 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훈민정음학당은 단순히 한국어 회화를 교육하는 기관을 넘어, 한글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과 철학, 문자 창제의 원리를 함께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동포의 한자·중국어 능력을 문화적 자산으로”

학당 측은 특히 중국 동포가 한자와 중국어를 자연스럽게 접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훈민정음학당 대표 최황규 목사는 “한문으로 기록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배우는 과정에서 중국 동포가 가진 한자와 중국어 능력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 동포들이 자신의 뿌리와 한민족 문화의 정수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당 설립의 중요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 동포의 형성 과정 역시 우리 근현대사의 격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한인들이 중국 동북지역으로 이주했고, 현지에서 학교를 세우고 우리말과 문화를 이어왔다.

학당 측은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중국동포 사회의 교육열을 《훈민정음 해례본》 교육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에서 성장하는 중국 동포 2·3세와 중도입국 어린이·청소년들이 한국어와 중국어 가운데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언어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이중언어 교육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어린이·청소년 대상 한·중·영 3개 국어 교육도 추진

훈민정음학당은 앞으로 중국 동포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뿐 아니라 《훈민정음 해례본》 영어 번역본을 활용한 영어 교육도 병행해 한·중·영 3개 국어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당 측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단순한 문자 해설서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과 논리, 언어학적 사고가 담긴 고전이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독해력과 사고력, 논술능력을 키우는 인문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를 맞아 지식 습득 자체보다 사고력과 인간적 가치, 정체성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학당이 《훈민정음 해례본》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교육과정을 이수한 중국 동포들이 장기적으로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와 문화 전파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사 양성 프로그램도 모색할 계획이다.

대림동을 ‘훈민정음 마을’로

학당이 서울 대림동에 자리 잡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대림동은 국내에서 중국 동포가 가장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중국어 상점과 음식점, 동포 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다.

훈민정음학당은 앞으로 대림동을 단순한 ‘중국동포 밀집지역’이 아니라 한글과 민족문화를 배우고 나누는 ‘훈민정음 마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학당 측은 “대림동이 언론이나 사회 일각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우리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배우고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문화교육의 공간으로 새롭게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 한족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도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한글의 창제 원리와 한국문화의 역사적 배경을 가르쳐 한중 간 상호 이해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민족 동질성 회복과 다음 세대 인재 양성이 목표”

훈민정음학당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목표는 남북한과 해외 동포 사이의 문화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학당 측은 훈민정음이 정치적 체제와 거주지역을 넘어 한민족이 공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교육이 남북한과 재외동포 사이의 문화적 공통분모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황규 대표는 “훈민정음학당은 중국 동포들이 가진 언어적 장점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후대에게 우리말과 역사, 문화를 물려주는 교육운동”이라며 “중국 동포 사회와 여러 동포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한글 사랑과 민족문화 계승 운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당 출범식은 10월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 140 서울중국인교회에서 개최된다.

이번 출범을 계기로 서울 대림동에서 시작되는 《훈민정음 해례본》 교육이 중국동포 사회의 정체성 교육과 차세대 인재 양성을 넘어 남북한과 전 세계 재외동포를 연결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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