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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죄자도 무조건 받아야 하나? 그렇다.

2026-10-23 07:5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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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가 있다면 대한민국이 판단해야 한다.. 참으로 수치스럽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범죄자도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렇다. 대한민국에 귀순해 우리 법의 보호를 요청했다면,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북한에 내던져서는 안 된다. 죄가 있다면 대한민국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대한민국 법정이 증거에 따라 판단하며, 대한민국 법률로 처벌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자 법치국가의 기본이다.

탈북 청년 두 명의 강제북송 사건 항소심은 이 당연한 원칙을 다시 일깨웠다. 지난 21일 서울고법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 어민들의 대한민국 국민 지위를 인정하고, 강제북송 과정의 직권남용에 대한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이 사건에서 끝까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살인 혐의의 중대성과 강제북송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다.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의혹은 철저히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의혹이 끔찍하다는 이유로 수사와 재판을 생략할 수는 없다. 혐의가 무거울수록 증거를 엄격하게 검증하고 책임을 정확하게 가리는 것이 사법의 역할이다.

“흉악범을 우리 사회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은 얼핏 단호하게 들린다. 그러나 받아들인다는 것이 곧 석방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한다는 뜻인가. 필요한 신병 확보와 수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 범죄가 입증되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리면 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과 피의자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함께 수행해야 할 국가의 의무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내놓는 설명과 자료를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가. 주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치적 필요에 따라 진실을 뒤틀어 온 체제의 주장을, 독립적인 검증 없이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근거로 삼아도 되는가. 반국가단체이자 반인륜적 억압을 지속해 온 정권을 불신한다면서, 정작 귀순자의 생사가 걸린 순간에는 그 정권의 사법체계를 믿겠다는 태도는 모순이다.

물론 북한 정권을 불신한다는 이유만으로 두 청년의 무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수사와 재판이 필요했다. 유죄도 무죄도 권력자의 판단이나 정치적 편의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증거를 확보하고, 진술을 검증하고, 변론의 기회를 보장한 뒤 법원이 판결해야 했다.

정착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와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낼 수 있는지도 구별해야 한다. 지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정이 곧 기본권을 박탈해도 된다는 허가증은 될 수 없다. 국민을 보호할 책임을 맡은 정부가 먼저 검토했어야 할 것은 추방의 명분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에서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였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정부는 그 책임을 다했는가. 귀순 의사를 밝힌 사람들을 강제로 돌려보내면서, 대한민국이 직접 진실을 규명하고 판결할 기회까지 스스로 버린 것은 아닌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다루는 결정을 ‘정책적 판단’이라는 말로 덮으려 한다면, 법치주의는 권력의 편의 앞에서 언제든 무너질 수밖에 없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품격은 힘없는 사람의 운명을 다룰 때 드러난다. 흉악한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도 법을 적용하고, 그 법에 따라 책임을 묻는 나라가 강한 나라다. 그런 원칙조차 지키지 못한 이들에게 국가의 중대한 권한을 맡겼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

범죄자도 받아야 하는가. 그렇다. 받아들여 수사하고, 재판하고, 죄가 입증되면 처벌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도움을 청한 사람의 죄와 운명을 판단할 책임은 대한민국에 있다. 그 책임을 북한 정권에 넘기는 순간,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헌법과 존엄을 저버리는 것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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