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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500] 무슬림 이민에 대한 이슬람식 해법 - ②

2026-10-23 07:4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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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행킨스 James Hankins is professor of humanities at the Hamilton School for Classical and Civic Education at the University of Florida. 플로리다대학교 해밀턴 고전·시민교육대학 인문학 교수


여기서 나의 도발적인 제안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지난 70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숙고해야 한다. 그곳에서는 근대 이전 서구 역사의 국교국가들보다 우리와 같은 다원적 사회에 정치 구조와 민주적 열망이 더 잘 부합하는 사회가 형성되었다. 말레이시아가 겪은 정치적 폭력은 비교적 적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이 겪은 것보다도 적었다.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인 이슬람 신앙을 소중히 여기며, 그와 양립할 수 없는 신앙 전통이 이를 약화시키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말레이시아는 민주적이지만 자유주의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현대 말레이시아 국가는 수십 년 동안 많은 서구 자유주의자에게 찬사를 받아 왔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민주주의의 회복력, 민족 간 마찰을 관리하는 능력, 서구의 경제발전 모형에 따라 성장과 안정을 결합하는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현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은 외교 정책에서 비동맹 실용주의자로 통치해 왔으며, 다소 낙관적인 평가이기는 하지만 자유주의적 개혁의 열망을 품고 있다고 여겨진다.

서구의 자유주의적 관찰자들은 아직 말레이시아에 성공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A+’를 줄 마음은 없을지 모르지만, 말레이시아가 안정된 민주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비교적 성공한 주된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은 꺼린다.

그 이유는 말레이시아가 스스로를 이슬람 국가로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표현을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중동의 테러 조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은 공식 종교이지만 다른 종교들도 용인된다. 말레이시아의 모든 시민은 자신의 종교를 자유롭게 실천할 수 있지만, 비무슬림은 공적 영역에서 그렇게 할 수 없으며 무슬림 다수를 대상으로 포교하거나 선교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의 몇몇 주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형사범죄이다. 이 점에서 말레이시아는 초기 미국 공화국과 상당히 비슷한 주들의 연방이다.

반면 다수인 무슬림은 소수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할 수 있다. 샤리아법에 따른 이슬람 당국은 배교자를 처벌할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샤리아 법원은 무슬림에게만 적용되며, 다른 말레이시아인들은 원칙적으로 일반법만을 따른다. 무슬림과 결혼하는 사람은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한다.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닌 동료들 사이에서 경보음이 울리는 것이 벌써 들리는 듯하다. 그러니 서둘러 말하자면, 이러한 원칙을 미국에 적용한다면 그 모습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험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조금 더 부풀려 보자.

말레이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말레이계의 여러 주는 서로 다른 형태의 이슬람을 실천한다. 어떤 곳은 더 전통적이고, 어떤 곳은 더 현대적이다. 각 주는 고유한 관습에 따라 이슬람을 유지할 책임을 지며, 연방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자리한 중앙 종교 권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튀르키예, 이집트, 이란에서처럼 도시 주민들은 농촌 지역 주민들보다 훨씬 더 관용적이다.

1957년 헌법 제3조는 “이슬람은 연방의 종교이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공적인 의식과 상징에도 이슬람적 색채가 있지만, 국가기구 자체는 공식적으로 세속적이다. 다른 종교들은 “평화롭고 조화롭게” 실천될 수 있다. 주로 대도시에 있는 민족별 거주지에서는 중국계 불교 사원과 태국계 불교 사원, 힌두교 사원, 그리스도교 교회가 정치적 간섭을 거의 받지 않은 채 조용히 운영된다. 그리스도교인은 자유롭게 십자가를 착용할 수 있고 중국계 불교 승려들은 해청이라는 법복을 입을 수 있다. 다만 신중을 기하기 위해 더 보수적인 농촌 지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으며, 파키스탄과 같은 일부 현대 무슬림 국가에서처럼 신성모독법의 적용을 받지도 않는다. 말레이시아 헌법 제11조는 예배의 자유를 보장한다. 말레이계 무슬림과 그 밖의 가난한 원주민들은 중국계가 상업과 금융을 지배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주로 일종의 적극적 우대조치를 통해 일정한 경제적 특혜를 누린다. 비무슬림도 투표하고 공직을 맡을 수 있다. 다만 민감한 직책에는 일부 예외가 있다.

1957년 헌법은 말레이인을 이슬람을 실천하고 말레이어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정의하지만, 주로 불교도·힌두교도·그리스도교인으로 구성된 소수 종교인들은 국가공동체의 이슬람적 성격에 맞서지만 않는다면 정치·문화·경제 활동에서 거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대체로 그들은 법정에서 다수인 말레이계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판사들은 인구의 약 65%를 차지하는 무슬림에게 조금이라도 편파적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회계약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것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모든 시민이 누리는 시민적 평등에는 예외가 있다. 말레이계는 공무원 채용, 대학 입학과 장학금, 정부 계약의 수주에서 우대를 받는다. 방위산업 같은 일부 핵심 기업은 지분 소유에서 무슬림이 일정한 비율을 차지하도록 요구받는다. 물론 최근 수십 년 동안 이슬람화를 더욱 밀어붙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2022년 안와르 이브라힘의 승리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는 정치적 반대 세력이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시아파 이란의 신정적 통제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브파 군주정과는 크게 다른 현대 말라야의 종교적 합의는 영국의 정치적 수완, 말레이계의 이슬람 전통,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중국계·인도계·유럽계 집단으로 이루어진 다문화 사회가 확고히 지켜 낸 이해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말라야의 핵심 지역 두 곳인 페낭과 믈라카는 영국의 직할식민지로 통치되었으며, 대부분 술탄국이었던 다른 지역들은 점차 영국의 지배 아래 들어갔다. 이들은 ‘보호령’이었는데, 일부는 간접통치의 한 형태인 영국인 주재관의 관리를 받았고, 다른 일부는 영국인 ‘고문’의 감독 아래 더 느슨한 보호령 지위를 유지했다. 일본의 점령기인 1942∼1945년을 거친 뒤, 영국은 더 이상 말레이 지역의 보호령들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영국은 1950년대 내내 상당한 실무적 수완을 발휘하며 철수를 관리했다. 인도나 케냐에서 철수했을 때보다 훨씬 더 잘했다.

이때는 공산 반군인 말라야민족해방군, 곧 MNLA의 폭력적 반란으로 나라가 시달리던 말라야 비상사태 시기인 1948∼1960년이었다. MNLA는 프랑스의 공산주의자들이 그랬듯, 자신들이 일본 파시즘에 맞선 저항운동의 영웅이었다는 의심스러운 주장을 이용하여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 다행히 혁명은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 고등판무관 제럴드 월터 템플러 장군이 이끈 영국의 대반란 정책은 다른 나라의 군사교육기관들이 효과적인 대반란 전술을 개발해야 할 때 높이 평가하는 모범이 되기까지 했다. 미국의 군사학교들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얻는다”라는 표현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템플러였다.

공산주의자들의 폭력과 잔혹함은 결국 그들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영국의 통치는 전쟁 이전의 위신을 일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영국은 결국 말레이 지역에 대한 통치를 계속할 의지가 없었다. 그 연방은 안정된 통치를 갈망했지만, 영국은 더 이상 이를 보장할 처지가 아니었다. 공산주의 독립운동의 기반을 허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산주의자들이 약속하던 바로 그것, 곧 독립을 말라야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영국의 중재로 런던에서 마련된 1957년 헌법이었다. 이는 지금도 영국 외무부의 정치적 수완이 이룬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분명 일본과 독일에서 미국이 전후에 이룬 성취에 견줄 만하다. 바베이도스와 몇몇 다른 옛 식민지에서처럼, 영국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자유경제, 좋은 학교, 영국의 정의 원칙에 기초한 훌륭한 사법제도를 남겼다.

그 결과 오늘날의 말레이시아는, 이제 이 나라가 불리는 이름으로 말하자면, 수니파 무슬림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이 나라는 시민사회의 평화를 누리고, 정당 간의 원활한 정권 교체를 관리하며, 비교적 자유로운 시장경제로서 번영하고 있다. 이것들이 서구의 주류 학계 권위자들이 칭찬하는 성취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종교적 합의는 어떠한가? 다른 곳에서도 따를 수 있는 본보기인가? 예를 들어 미국처럼 그리스도교인이 다수인 사회에서 우리의 유다·그리스도교 문화를 위한 비종파적 보호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이슬람 쪽에 적용되는 방식을 그리스도교 쪽에도 맞추어 적용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가능할까? <계속>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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