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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시멘트·방직·철도 현장의 생산 성과를 잇달아 선전하고 있다.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에서는 기술혁신이, 김정숙평양방직공장에서는 ‘3년분 계획 완수’가, 신의주철도분국에서는 콘크리트 침목 생산과제의 초과 수행이 성과로 제시됐다.
그러나 제공된 보도에는 이를 검증할 구체적인 생산 지표와 노동자의 처우가 빠져 있다. 성과는 거듭 강조하면서도, 얼마나 일하고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3년분 계획’의 기준부터 밝혀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보도는 4명의 3년분 계획 완수자와 수십 명의 2년분 계획 완수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 노동자는 매일 400%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4년분 계획 달성을 향해 나아간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계획의 기준 생산량, 실제 작업시간, 담당 설비 수, 제품의 품질과 불량률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보가 없으면 높은 달성률이 기술 발전의 결과인지, 여러 설비를 동시에 맡은 결과인지, 노동시간 증가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보도가 강조한 ‘다기대·다추운동’ 역시 따져볼 대목이다. 노동자 한 사람이 더 많은 기계와 방추를 담당한다면 생산량은 늘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노동 부담 증가로 이어졌는지, 안전하게 감당할 수 있는 작업량인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생산 실적만으로 노동자의 삶까지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까지 등장했지만 검증 자료는 없어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에서는 소성로 운전 개선과 원료 공급 안정화, 보수기간 단축, 제진 효율 향상 등이 성과로 소개됐다. 이러한 개선은 생산 현장에서 필요한 작업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기술적 노력 자체를 폄하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성과를 입증할 수치가 없다는 점이다.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시멘트 1톤당 연료 사용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분진 배출과 설비 고장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알 수 없다. ‘합리적’, ‘가치 있는’, ‘크게 기여’라는 표현만으로는 개선의 규모와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모의조종 프로그램도 보도상으로는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다. 개발 중인 기술과 실제 가동을 통해 검증된 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첨단기술의 이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생산체계의 현대화가 입증되지는 않는다.
철도 안전은 정치적 독려로 증명되지 않는다
신의주철도분국 보도는 침목 생산 확대를 열차의 안전성과 정시 운행에 연결했다. 그러나 정작 생산한 침목의 수량, 강도시험 결과, 품질검사 기준, 실제 교체 구간은 밝히지 않았다.
콘크리트 침목은 생산량뿐 아니라 강도와 내구성, 적절한 양생과 시공이 중요한 시설물이다. 계획을 앞당겨 끝냈다는 사실만으로 철도 안전이 확보됐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보도는 품질 검증보다 당결정서, 정치사업, 예술선동대 활동을 비중 있게 다뤘다. 생산을 독려하는 활동이 기술적 검사와 안전관리의 성과를 대신 설명할 수는 없다.
노동자의 헌신은 누구의 성과가 되는가
세 보도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것은 당조직의 지도와 노동자의 헌신이다. 반면 임금과 성과 보상, 휴식, 산업재해 예방, 작업환경 개선에 관한 설명은 찾기 어렵다.
제공된 보도만으로 개별 사업장의 강제노동 여부나 실제 노동조건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생산 확대를 찬양하는 기사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보상이 빠져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노동자를 성과의 주체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들이 무엇을 얻었는지는 묻지 않는 보도다.
기술혁신과 증산이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됐다면 공개해야 할 것은 구호가 아니다. 검증 가능한 생산·품질 자료, 안전 개선 실적, 노동시간과 실질적인 보상이다. ‘몇 년분 계획을 끝냈는가’라는 선전보다 ‘그만큼 일한 노동자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