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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맹의식 없는 전작권 환수는 ‘이적(利敵)’이다

2026-10-30 08:3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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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슨 사령관의 질문.. “중국의 압박에, 북한 핵 앞에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지도  인터넷 캡쳐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지도 - 인터넷 캡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인도태평양 동맹을 연결하는 ‘킬웹’ 구축을 강조했다. 정찰자산과 지휘통제체계, 타격수단을 연결해 위협을 함께 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각자 확보한 정보와 무기를 따로 운용하는 방식으로는 현대전의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경고다. 한국이 전작권 전환을 논의하면서 먼저 새겨야 할 대목이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기술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이 있다. 대한민국은 중국의 압박 앞에서 어떤 원칙을 지킬 것인가. 북한의 핵 위협 앞에서 누구와, 어느 수준까지 단결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 없이 지휘권의 명칭과 전환 시점만 앞세운다면 안보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과 외교는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관계가 대한민국의 안보 선택을 제약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이 우리의 방어체계와 동맹 협력에 압력을 가한다면 정부는 주권국가의 결정권을 분명하게 지켜야 한다. 북한 핵 문제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되, 그 역할에 대한 기대 때문에 우리 스스로 억제력을 약화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자유와 법치, 국제규범을 지키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안보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일본·필리핀 등 역내 협력국과 필요한 정보 공유와 방어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협력의 범위와 군사적 관여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익에 따라 판단하되,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동맹에 대한 신뢰까지 흔드는 태도는 없어야 한다.

북한 핵 앞에서는 더욱 분명한 단결이 필요하다. 위협을 탐지하는 정보, 이를 판단하는 지휘체계, 공격을 막는 방어능력, 도발에 대가를 치르게 할 대응능력이 하나로 작동해야 한다. 한국군의 역량 강화와 미국의 확장억제, 한미 연합훈련과 정보 공유가 서로 맞물려야 북한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 동맹의 결속이 느슨해질수록 핵을 앞세운 북한의 협박이 통할 여지는 커진다.

브런슨 사령관이 지적한 상호운용성 부족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같은 공간에서 작전하는 동맹군이 서로 다른 정보 화면을 보고, 필요한 자료를 제때 전달하지 못한다면 첨단무기를 보유하고도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필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공유할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와 군의 책임이다. 정보 보호와 연합작전의 실효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정치적 성과로만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 한미가 합의해 추진하는 전환은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 안정적인 전환이 가능한 안보환경이 함께 검증되어야 한다. 정권의 임기나 정치 일정이 그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한국군이 더 큰 책임을 맡는 방향은 당연하다. 그 책임에는 전력 확보와 지휘능력뿐 아니라 동맹국의 전력을 함께 운용할 신뢰와 공동의 전략 인식도 포함된다. 중국의 압박에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미국에는 방위공약의 이행을 요구하고, 북한 핵을 방어용이라는 현 정부의 인식 수준이라면 연합방위를 주도할 토대부터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한미의 판단과 대응 사이에 틈이 있다고 믿는 순간 억제는 흔들린다. 충분한 준비와 확고한 동맹의식 없이 서두르는 전작권 전환은 그 틈을 넓힐 위험이 있다. 자주를 내세운 정책이 결과적으로 적의 오판을 부추기고 도발의 부담을 줄여준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부는 중국의 압박에도 지킬 안보 원칙을 밝히고, 북한 핵 앞에서 동맹과 함께 행동할 의지를 입증해야 한다. 그 위에서 한국군의 능력을 키우고 전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확고한 동맹의식 없는 전작권 환수는 환상이다. 그 환상을 정치적 성과로 포장해 밀어붙인다면,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오히려 적(敵)을 이롭게 할 수 있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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