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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좌익들의 위선

2026-11-05 07:44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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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변함없는 ‘악의 축’ 앞에서는 작아져

체포되고 있는 빈과일보 회장 지미 라이 모습
체포되고 있는 빈과일보 회장 지미 라이 모습

인권은 누구의 손에 짓밟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반대하는 정부의 탄압에는 분노하면서, 자신이 옹호하거나 전략적으로 가까이 여기는 정권의 탄압에는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인권 옹호가 아니라 진영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다.

공정과 정의, 인권을 정치적 정당성의 근거로 내세워 온 좌익 세력일수록 이 질문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홍콩의 언론인 지미 라이는 그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인물이다. 빈과일보 창업자인 그는 2026년 2월, 78세의 나이에 국가보안법상 외세 결탁 공모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타격으로 규정했다. 권력을 비판한 언론인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처지에 놓인 현실 앞에서, 언론 자유를 외쳐 온 정치세력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중국 시민의 권리를 지키려 했던 법률가들의 처지도 참담하다. 유엔 특별절차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법학자 쉬즈융과 인권변호사 딩자시의 장기 수감, 고문과 가혹행위 의혹, 가족 접촉 제한 등이 담겨 있다.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시민을 위해 나섰다는 이유로 법률가 자신이 탄압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다른 나라의 내부 사정’이라고 넘긴다면, 보편적 인권이라는 말에는 무엇이 남는가.

물론 모든 좌파와 진보 세력이 침묵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지미 라이에 대한 판결을 비판하고 인도적 석방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례는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도 명확하다. 인권을 말하면서도 중국이나 다른 전체주의 정권의 탄압 앞에서는 그 원칙을 거두는 세력, 피해자의 고통보다 진영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세력이다.

한국의 좌익과 미국·유럽의 민주사회주의 세력도 이 기준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국내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반대한다면 중국의 정치적 탄압에도 반대해야 한다. 자국의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면 홍콩의 언론 자유도 옹호해야 한다. 노동자의 존엄을 말한다면 북한 주민의 자유와 권리 역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와 이란을 평가할 때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피해자의 국적이나 가해 정권의 외교적 위치가 인권의 무게를 바꿀 수는 없다.

미국의 정책을 비판할 자유와 중국의 탄압을 비판할 의무는 충돌하지 않는다. 서방의 잘못이 다른 정권의 잘못을 면책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반미나 반서방이라는 이유로 전체주의 정권을 두둔하고, 그 아래에서 신음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불편해한다면, 그 순간 연대의 대상은 억압받는 사람이 아니라 억압하는 권력이 된다. 해방을 말하는 정치가 독재를 변호하는 모순이다.

공정과 정의, 인권이라는 언어는 민주사회에서 막대한 도덕적 권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부여한다. 그 언어로 지지를 얻은 사람들이 정작 불리한 사안에서는 침묵한다면, 시민은 그 진정성을 따져야 한다. 인권을 내세운다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신뢰를 무기한 보장할 수는 없다. 원칙은 자신에게 불리할 때도 지킬 수 있어야 원칙이다.

국민이 살펴야 할 것은 구호의 크기가 아니라 행동의 일관성이다. 누구의 탄압에는 분노하고 누구의 탄압에는 말을 아끼는지, 어떤 피해자에게는 연대하고 어떤 피해자는 외면하는지를 보아야 한다.

지미 라이와 중국의 인권변호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이념의 승리가 아니다. 말할 자유, 변호할 권리, 인간답게 대우받을 권리다. 이 기본적인 요구 앞에서조차 진영부터 계산한다면 인권을 말할 자격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다. 그런 선택적 정의를 국민이 거듭 용인한다면, 언젠가 자신의 자유가 침해될 때에도 같은 침묵과 마주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미래는 아름다운 구호가 아니라, 그 구호를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하려는 시민의 판단에 달려 있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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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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