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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신형 방공미사일 시험발사와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조선신보는 11월 5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전날 실시된 시험에서 기술적 특성과 신뢰성이 확인됐으며, 순항미사일 부대도 가상의 비행장 표적에 대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성공이라는 결론을 강조하면서도, 독자가 그 결론을 판단할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발표의 핵심은 신형 무기체계의 성능 향상이다. 새로운 비행체 재료, 복합 유도방식, 목표 식별·추적 능력, 탐지정보 처리장치 등이 성과로 나열됐다. 정작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시험했고 기존 체계보다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뉴시스도 북한 발표에 비행거리를 비롯한 구체적인 제원과 발사 장소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기술 용어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성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뢰성 확인’과 ‘완벽한 임무 수행’이라는 평가는 시험을 실시한 당국의 주장으로 구분해 읽어야 한다. 제시된 기사에는 시험 횟수, 성공 판정 기준, 명중 오차, 표적의 조건 등이 담겨 있지 않다.
통제된 시험에서 얻은 결과를 실제 전투환경의 성능으로 확대하려면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 공개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험 실패를 단정할 수도 없지만, 당국의 발표만으로 실전 능력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
방공무기 시험과 지상 표적 타격훈련을 하나의 국방 활동으로 묶은 서술도 따져볼 대목이다. 공중 위협에 대응하는 방공미사일과 비행장 타격에 동원되는 순항미사일은 임무가 다르다. 가상의 비행장을 공격하는 훈련은 지상 시설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를 방공체계 개발과 함께 소개하면서 양자의 차이와 주변국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지 않으면, 독자는 군사활동의 의미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
보도는 시험과 훈련을 국방·군사 부문의 ‘의무적인 활동’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군 당국이 통상적인 임무라고 설명한다고 해서 정책적 검토의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기 개발과 훈련이 어떤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그 규모가 적절한지, 상대의 대응을 불러 긴장을 높일 가능성은 없는지 역시 공적으로 따져야 할 문제다.
자원 배분에 대한 설명도 빠져 있다. 신형 무기 개발과 시험에 얼마가 투입됐고, 그 지출이 주민 생활과 관련된 다른 정책에 비해 어떤 우선순위를 갖는지 기사에서는 알 수 없다.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번 시험이 특정 민생 예산을 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군사적 성과를 국가적 업적으로 내세운다면, 그 성과를 얻기 위해 부담한 비용과 선택의 근거도 설명해야 한다.
조선신보 보도의 또 다른 한계는 발표 기관의 주장과 언론의 검증 사이에 거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사에는 지도 간부의 직책과 시험 성과가 상세히 소개되지만, 성공 판단의 근거나 평가의 한계를 묻는 내용은 없다. 결과적으로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검증을 거친 성능 평가보다 군 당국이 제시한 성과 설명에 가깝다.
북한의 이번 발표가 기술적 진전을 반영하는지 판단하려면 구체적인 시험 자료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동시에 그 군사활동이 한반도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성능 향상을 선언하는 것과 주민의 안전을 높이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북한 당국에는 무기의 성과뿐 아니라 비용과 안보적 영향을 설명할 책임이 있으며, 언론에는 그 설명의 빈틈을 묻는 역할이 요구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