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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제공 |
미국 캘리포니아 자유조각공원에 중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 가오즈성을 기리는 대형 조각상이 완공되면서, 중국 공산당에 의해 10년 가까이 강제 실종된 그의 존재가 다시 국제사회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중국 당국이 한 인물을 역사와 시야에서 지우려 했다면, 해외 민주 인사들은 그를 기억과 양심의 영역에 다시 세워 올린 셈이다.
지난 4월 4일 캘리포니아 자유조각공원(Freedom Sculpture Park)에서는 가오즈성 조각상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00명이 넘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가오즈성의 아내 겅허를 비롯해 해외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이 함께했다.
이번 조각상은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중국 공산당의 조직적 침묵 강요에 대한 국제사회의 상징적 저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각상을 제작한 중국 출신 조각가 천웨이밍은 가오즈성을 “중국 민주주의의 길에서 기념비적 등대 같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가오즈성은 단지 한 명의 실종된 변호사가 아니라, 폭정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법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던 중국 양심의 상징이다.
중국 공산당은 그를 사라지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 강제 실종은 중국 체제의 본질을 더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번 조각상은 탑형 구조로 설계됐다. 기초는 돌로 다져졌고, 중층 전면 부조에는 가오즈성의 저작들과 함께 검과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이 새겨졌다. 꼭대기에는 별을 바라보는 가오즈성의 얼굴이 놓였다.
양측 부조에는 그가 변호했던 가정교회 신자들과 파룬궁 수련자들이 평화적으로 청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가오즈성 개인의 삶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지키려 했던 가치와 그 때문에 탄압받은 이들의 현실까지 함께 증언하는 구성이다.
천웨이밍은 이 작품의 제목을 ‘별을 올려다보다’라고 붙였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높은 담장과 철조망, 감금과 실종이 사람을 갈라놓을 수는 있어도,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별을 바라본다는 사실까지 지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벽 안에 갇혀 있는 가오즈성과 벽 밖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오직 별하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명명은 시적 표현을 넘어, 폐쇄체제의 감옥을 넘어서는 인간 정신의 자유를 상징한다.
가오즈성은 1996년 개업 이후 오랫동안 중국 사회의 취약계층과 박해받는 이들의 권리를 변호해 온 인물이다.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 인권 소송을 맡아 이름을 알렸고, 특히 가정교회 신자들과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탄압 중단을 촉구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한때는 중국 법무부와 관영 매체 활동을 통해 ‘전국 10대 변호사’로 불릴 정도로 공적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체제의 불편한 진실을 건드린 대가로 박해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그의 운명은 중국식 법치의 민낯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체제가 필요할 때는 모범 변호사로 치켜세우다가, 권력의 폭력과 불의를 지적하는 순간 반체제 인물로 낙인찍고 소멸시키는 방식이다.
가오즈성은 2017년 8월 산시성 위린 지역 자택 연금 상태에서 강제 실종된 뒤 지금까지 생사조차 분명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법률가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 권력에 의해 흔적 없이 사라지는 현실은 중국 공산당 체제 아래에서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명확히 말해준다.
이와 함께 미국 정치권에서도 가오즈성 문제를 다시 환기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인권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연방 하원의원은 가오즈성의 실종 이후 거의 10년이 지나도록 해외 화교 사회가 여전히 그를 위해 호소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이 발의한 ‘가오즈성 자유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스미스 의원은 가오즈성을 “매우 용감한 인권 변호사”라고 평가하며, 중국 공산당이 정치범들에게 자행한 고문과 정의 파괴를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발의한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과 홍콩 당국에 구금된 정치범 석방을 보다 체계적으로 압박할 수 있도록 조정 전략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결의 차원을 넘어, 정치범 석방을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외교 프레임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가오즈성 조각상의 건립은 과거를 기리는 행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인권 문제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고다. 중국 공산당은 비판자를 감옥에 가두고, 변호사를 실종시키고, 신앙인과 양심수를 체제의 적으로 몰아왔다.
그러나 기억은 통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억압이 심할수록, 기억은 더 강한 상징을 통해 복원된다. 캘리포니아에 세워진 가오즈성의 얼굴은 바로 그 사실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이 지우려 한 이름은, 미국 서부의 하늘 아래 다시 세워졌다. 별을 올려다보는 그 얼굴은 오늘도 묻고 있다. 법이 권력의 하수인이 된 사회를 과연 정상국가라 부를 수 있는가. 그리고 자유를 말한 죄로 사라진 한 인간을 외면한 국제사회는 과연 침묵의 공범이 아닌가.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