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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법치주의의 핵심은 단순하다. 검사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출신도 마찬가지다.
권력의 향배를 읽고, 여론의 바람을 재고, 자기 조직의 안위와 출세의 사다리를 계산하는 순간, 검찰은 더 이상 법의 수호자가 아니다. 그때부터 검찰은 법의 이름을 빌린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 검사들의 모습은 여러모로 시사적이다. 그들은 적어도 스스로를 정치무대의 주연으로 착각하지 않는다. 권력의 흐름에 편승해 존재감을 과시하려 들기보다, 자기 본령인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라는 법집행의 책무에 집중한다.
검사라는 자리가 정치적 도약대가 아니라 국가의 사법질서를 지키는 책임의 자리라는 최소한의 직업윤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상식적인 태도가 오늘의 한국에서는 오히려 낯설고 특별하게 보일 정도가 되었다.
반면 한국 검찰의 현실은 어떠한가. 법률가 집단이라기보다 정치의 주변을 배회하는 패거리집단처럼 보인 지 오래다. 어떤 이는 정권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고, 어떤 이는 정치권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어떤 이는 아예 자신의 경력을 정치시장에 내다 팔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수사의 엄정함보다 정치적 유불리가 먼저 고려되고, 법리의 일관성보다 권력지형의 변화가 더 큰 기준이 되는 듯한 장면이 반복되어 왔다. 이쯤 되면 국민이 검찰을 보며 신뢰보다 냉소를 먼저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니 국가적으로 상식을 벗어난 사법 혼란과 제도적 파괴, 삼권분립 정신의 훼손속에서도 결기 있게 원칙을 천명하는 검사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현실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너무 오래, 너무 많이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현직 검사나 그 출신들도 박수받는 정치인이 아니다. 시대를 움직이는 여론전의 선봉도 아니다. 검사는 법률과 증거 앞에만 서야 하는 자리다. 그 단순하고도 무거운 원칙을 잊은 검찰은 아무리 화려한 명분을 내세워도 국민의 존중은 커녕,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존재일 뿐이다.
법을 집행해야 할 자들이 정치의 냄새를 좇고, 권력의 그림자를 살피고, 다음 자리를 계산하는 나라에서 법치는 결코 바로 설 수 없다. 한국 검찰과 그 출신들은 이제라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검사인가, 정치 예비군인가.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