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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북한의 ‘교육 지능화’ 선전

2026-05-29 21:48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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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필요한 것은 자유로운 지식 접근과 교육권 보장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교육의 “수자화·지능화”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교육성 중앙교육정보중심을 앞세워 국가교육정보체계를 운영하고, 교육통합정보체계를 갱신하며, 교육정보화 5개년 목표를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북한 교육도 세계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반 교육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말하는 ‘교육의 현대화’가 과연 학생들의 자유로운 학습권과 창의적 사고를 보장하는 방향인가 하는 점이다. 정보화와 지능화는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료를 분류하고, 교육망을 운영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비판적 사고의 훈련, 다양한 세계와의 소통, 그리고 개인의 잠재력을 키우는 데 있다. 북한의 교육 체계는 바로 이 핵심 조건을 결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세계적인 교육발전추세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정보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세계의 학문, 과학, 역사, 사상, 문화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정보는 언제나 국가가 선별하고, 검열하고, 통제한 뒤 공급하는 대상이다. 이런 구조에서 ‘교육정보화’란 학생이 세계를 넓게 배우는 과정이라기보다, 국가가 허용한 지식만 더 효율적으로 주입하는 체계가 될 위험이 크다.

특히 북한이 강조하는 국가교육정보체계와 교육통합정보체계는 교육 혁신의 도구라기보다 교육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교수자원, 학습자원, 실험실습자원, 교육관리자원을 표준화한다는 표현은 행정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북한 체제에서는 획일적 교육과 사상 통제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교수법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이 정한 기준과 노선에 맞춰 교육 현장을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교육의 지능화는 학생 개개인의 질문을 존중하고, 창의적 탐구를 장려하며, 실패와 토론을 허용하는 환경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의 학교 교육은 여전히 수령 우상화, 당 정책 학습, 충성 교육의 틀 안에 놓여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조차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은 교육 해방의 수단이 아니라 사상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로 전락할 수 있다.

북한은 교육지원프로그램, 첨단기술제품, 새 교수방법 등을 언급하며 교육의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의 실제 조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역 간 교육 격차, 전력과 인터넷 인프라 부족, 교재와 실습 장비의 결핍, 교원의 처우 문제 등은 북한 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중앙기관의 성과만 부각하는 것은 주민과 학생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진단이라기보다 체제 선전용 성과 발표에 가깝다.

또한 북한이 말하는 ‘정보화’에는 세계와 연결되는 개방성이 없다. 오늘날 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국제 학술자료, 온라인 강의, 공개 교육 플랫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북한 학생들에게 인터넷은 자유로운 세계 지식의 창이 아니라 철저히 차단되고 제한된 내부망 중심의 통제된 공간이다. 외부 정보 접근이 범죄시되고, 외국 문화 접촉이 처벌 대상이 되는 사회에서 교육의 정보화는 본질적으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런데 북한의 교육은 학생을 자유로운 시민으로 성장시키기보다 체제에 순응하는 인력으로 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무리 ‘수자화’와 ‘지능화’를 말해도,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은 진정한 현대 교육이 될 수 없다. 기술은 교육을 바꿀 수 있지만, 기술만으로 교육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북한이 정말 교육의 현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읽고, 묻고, 토론하고, 세계와 소통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교사에게는 창의적 교수의 자유를, 학생에게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가정에는 자녀 교육에 대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교육정보체계의 운영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을 국가 선전의 도구에서 해방시키는 일이다.

결국 북한의 ‘교육 수자화·지능화’ 선전은 체제의 낡은 교육 구조를 첨단기술의 언어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디지털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해서 교육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을 말한다고 해서 학생의 사고가 창의적으로 열리는 것도 아니다.

폐쇄된 체제, 검열된 지식, 강제된 충성 위에 세워진 교육정보화는 미래 교육이 아니라 통제 교육의 디지털 버전일 뿐이다.

북한 교육에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관리체계가 아니라 더 넓은 자유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별된 충성 자료가 아니라 세계를 향한 열린 지식이다. 교육의 진정한 현대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문제다.

북한이 이 근본 문제를 외면하는 한, 아무리 ‘진일보’를 외쳐도 그 교육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폐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선전 도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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