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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2026년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전선에서의 소모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변화는 전쟁의 무대가 러시아 후방의 에너지·물류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석유시설과 크론슈타트 해군기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석유저장시설, 그리고 시베리아 튜멘의 안티핀스키 정유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수준을 넘어 러시아의 석유 생산·정제·저장·수출 체계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쟁의 목표가 러시아군 병력 손실을 넘어 러시아 경제와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격 대상의 지리적 범위다. 발트해 연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우스트루가, 흑해 연안의 투압세, 그리고 시베리아 내륙의 튜멘까지 공격 대상이 확대되면서 러시아는 더 이상 안전한 후방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이 러시아의 원유 생산 자체를 중단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석유 수출과 군수 물류 체계에 지속적인 부담을 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러시아 국가예산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수출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 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세계 에너지 시장은 또 다른 거대한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 바로 중동 정세이다.
2026년 들어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긴장이 반복적으로 고조되면서 세계 원유시장은 지속적인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국제 에너지 안보의 최대 취약지점으로 평가된다.
만약 중동에서 대규모 충돌이 재발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세계 원유시장은 두 개의 공급 충격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첫 번째는 중동발 공급 불안이고, 두 번째는 러시아 수출 능력 저하이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수출망이 지속적으로 압박받고, 동시에 중동 지역까지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은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충격이 한국과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국은 에너지의 약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자원 빈국이다. 일본 역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크게 증가하였다.
양국 모두 원유와 LNG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해상 수송로 또한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한다. 따라서 중동 불안과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공급망 리스크 자체에 직면할 수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이 검토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수입선 다변화이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 베네수엘라, 서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여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둘째, 전략비축유 확대이다. 현재의 전략비축 수준으로는 장기적인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셋째, LNG 공급망 강화이다. 향후 전력 수요 증가와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고려하면 LNG 확보 능력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넷째, 동맹국 간 공동 에너지 안보 체제 구축이다. 미국·일본·한국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공급망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최근 수년간 공급망 복원력 강화와 자원안보 확보를 국가전략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역시 에너지 안보를 국가안보의 일부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은 단순한 전장의 뉴스가 아니다. 이는 에너지와 지정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전략전이며, 그 파장은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넘어 서울과 도쿄, 워싱턴과 브뤼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세계는 지금 두 개의 에너지 전선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중동이며, 다른 하나는 러시아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으로의 국제유가와 글로벌 에너지 안보 질서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MK Lee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