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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365] 「위대한 인류애」 뒤에 놓인 계산된 장관

2026-06-10 07:14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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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J. 드 수자 Fr. Raymond J. de Souza is a Senior Fellow at Cardus. 사제, 카르두스 선임연구원


교황 레오 14세의 첫 회칙은 그 내용 면에서 폭넓게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그 발표 방식 또한 주목할 만했으며, 아마도 이 회칙이 받은 관심의 크기에 적지 않게 기여했을 것이다.

회칙은 관례적으로 관련 바티칸 부서장들이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발표된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애 Magnifica Humanitas」는 그런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체로 교황청 관료들로 이루어진 청중 앞에서, 학술회의에서 논문에 대해 논평을 발표하는 것과 더 유사한 방식으로 제시되었다.

통상적인 교황청 추기경들이 발표를 했고, 초청 인사로는 앤스로픽의 크리스 올라가 발표했으며, 교황 성하께서 직접 주재하시고 또한 모임에 말씀을 하셨다.

기자들의 질문은 없었다. 기자들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레오 교황에게 이란 문제나, 도널드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서 던진 모욕적 발언, 혹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질문들은 회칙의 초점인 인공지능으로부터 관심을 돌려놓았을 것이다.

그 결과 꽤 흥미로운 질문들 또한 제기되지 않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가톨릭 학교는 학생들이 AI를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하는가? 로마의 교황청립 대학들은 어떠해야 하는가? 강론 “도우미”는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이미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왔다. 그렇다면 AI는 강론을 준비하는 설교자들이 피해야 할, 무언가 다른 성격의 것인가?

그 질문들은 결국 제기될 것이다. 그리고 교황 성하께서는 아마도 그런 질문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답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듯하다. 「위대한 인류애」는 보조성의 원리를 자주 언급한다. 그 밖에 「위대한 인류애」의 발표 방식은 어떤 점에서 주목할 만했는가?

교황 성하께서는 자신의 첫 회칙을 세상에 제시하시면서 전적으로 영어로 말씀하셨다. 올라 역시 영어로 말했고, 교황청 추기경 가운데 한 명도 영어로 발표했다. 그날은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날이었다. 그러나 성 베드로의 후계자는 모든 이가 각자의 모국어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 보통은 이탈리아어가 선택된다. 이탈리아어는 로마의 현지 언어이며, 따라서 교황청의 실무 언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탈리아어는 국제어가 아니므로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가운데 어느 하나를 편들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기술과 상업의 세계에는 공용어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침 교황 성하의 모국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영어를 사용한 것은 매우 타당했다. 그럼에도 그것은 바티칸 관례에서 크게 벗어난 일이었다. 이는 모든 영상 클립에서 교황이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이었다. 그분이 도달하려던 청중에게는 번역이 필요하지 않았다.

가장 자주 보도된 장면은 레오 교황이 AI는 “무장 해제되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었다. 이어 교황 성하께서는 자신이 선택한 표현, 곧 자신의 소통 전략에 대해 직접 설명하셨다. “그 말이 강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 순간은 관심을 끌고, 양심을 일깨우며, 인류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가리킬 수 있는 말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관심을 끄는 것, 그것도 선하고 사려 깊은 관심을 끄는 것이 「위대한 인류애」 발표의 의도였다면,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로버트 프리보스트는 오랜 세월 고위직을 맡고 있었음에도 낮은 자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교황으로서 불과 1년 만에, 그는 교황직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에 대해 배웠다.

이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유사성이 있다. 프란치스코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로 로마에 왔다. 그러나 교황이 된 뒤 그는 곧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고, 너무나 자주 많은 인터뷰를 하여, 책 한 권 분량의 인터뷰들조차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마치 성령 강림 때와 마찬가지로, 베드로는 방언의 은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의 은사를 받은 듯이 보인다.

「위대한 인류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입한 새로운 방식을 이어간다. 일반적으로 회칙은 교회를 향해, 흔히 주교들로 시작하여 “평신도 신자들”로 끝나는 방식으로 수신자를 정한다. 다만 위대한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두 중요한 회칙, 곧 「진리의 광채」와 「신앙과 이성」을 자신의 형제 주교들에게만 보낸 바 있다. 성 요한 23세는 1963년 평화에 관한 획기적인 회칙 「지상의 평화」를 “선의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냈다. 이는 대체로 교회의 사회교리에 관한 회칙들에서 반복된 혁신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회칙, 곧 「찬미받으소서」, 「모든 형제들」,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특정한 누구에게도 수신자로 지정되지 않았다.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교황적 문체인 것은 분명하다. 편지 형식은 비록 4만 단어가 넘는 분량이라 하더라도, 목자와 백성, 양치기와 양 떼 사이의 관계를 전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레오 교황은 「위대한 인류애」에서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그들의 “선의”도 전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는 것일까?

AI 거대 기업들 가운데 하나인 앤스로픽의 크리스 올라를 초청한 일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앤스로픽은 치명적일 수 있는 결정이 실제 인간이 아니라 AI에 의해 내려지는 자율전쟁에 자사 제품을 사용하도록 미 국방부에 허가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위대한 인류애」 발표 이후, 앤스로픽은 모든 AI 개발 전반을 늦출 것을 촉구했다. 그것이 인간의 감독 없이 발전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초청 인사를 부르는 일에는 위험이 따른다. 특히 올라처럼 무신론자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AI가 어떤 의식, 심지어 일종의 인격성을 가질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레오 교황 자신은 「위대한 인류애」에서 이를 거부했다. 올라는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고, AI 개발자들이 내부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다른 이들이 지적해 줄 필요가 있음을 고백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올라가 말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신비롭고, 심지어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 신경과학의 결과를 반영하는 구조들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내성의 증거를 발견합니다. 우리는 기쁨, 만족, 두려움, 슬픔, 불안과 기능적으로 유사한 내부 상태들을 발견합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계속적인 식별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라의 연설은 AI가 지닌 단지 경제적 함의가 아니라 도덕적·문화적 함의에 관해 기술 세계 내부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발언들 가운데 하나다. 그것이 실리콘밸리의 투자 회의에서 이루어졌다면 간과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티칸에서, 곧 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 주어진 것이기에, 그것은 마땅히 받아야 할 청중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위대한 인류애」가 자신을 제시하는 방식에 관해 마지막으로 언급할 점이 있다. 이 회칙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역사에 관한 두 개의 긴 장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특정 주제를 다루기 전에 학문 분야 전체에 대해 강의 초반에 하는 설명과 유사하다. 이는 레오 교황이 연속성의 인물이 되고자 하는 분명한 의도와 잘 맞아떨어진다. 그는 자신의 모든 선임자들을 높이 드러내고 있으며, 심지어 그 역사 속에서 가장 뜻밖의 이미지, 곧 프란치스코가 교회의 어휘 안에 도입한 “다면체”라는 이미지까지 포함하고 있다.

레오 교황이 사용한 주된 이미지는 성경적인 것이었다. 그는 바벨탑 건설과 느헤미야의 예루살렘 재건을 나란히 놓았다. 회칙들은 성경 인용으로 가득 차 있지만, 논의 전체를 틀 짓기 위해 성경의 특정 장면에 오래 머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렇게 틀이 잡힌 마지막 회칙은 「진리의 광채」였는데, 그 안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 부자 청년과의 만남을 도덕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맥락으로 사용했다.

페루 출신의 조용한 선교사는 「위대한 인류애」의 발표를 통해 자신만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베드로가 여전히 민족들에게 말할 수 있다는 하나의 표징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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