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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김정은의 ‘해군 강국’ 연설

2026-06-24 22:33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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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의 삶보다 군함을 앞세운 위험한 도박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김정은이 구축함 《최현》호 취역식 축하연설을 통해 해군 현대화와 핵무장화, 대형 전투함 건조 계획을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연설 전반은 “해상주권 수호”와 “전쟁억제력”이라는 표현으로 포장됐지만, 그 속내는 분명하다. 북한 정권이 주민 생활 개선보다 군사력 확장, 특히 해상 핵전력 강화에 국가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공개 선언에 가깝다.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최현》호를 “강력한 해군전투체계”라고 추켜세우며 북한 해군이 “70여년의 진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향후 1만t급 전략함선과 순양함, 구축함을 연속 건조하고, 매년 《최현》급 이상의 수상함을 2척씩 건조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이는 단순한 군사행사가 아니라 북한의 군사노선이 연안 방어를 넘어 원양 진출과 핵전력 다변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 방향이 북한 주민들의 생존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여전히 식량난, 에너지 부족, 의료·교통·생활 인프라의 낙후라는 구조적 위기를 안고 있다. 지방공업공장과 농업 증산을 선전하지만 실제 주민 생활은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자원이 필요한 대형 군함과 해군기지 건설, 수중무기체계 개발을 우선순위에 올리는 것은 주민을 위한 국가운영이 아니라 정권 생존을 위한 군사 동원 체제의 반복일 뿐이다.

특히 김정은이 “해군의 핵무장화는 자기 리정을 정확히 밟아가고 있다”고 밝힌 대목은 매우 위험하다. 북한은 이미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어왔다.

여기에 해상 핵전력까지 본격화하겠다는 것은 군사적 긴장을 더 넓은 해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방어적 조치라기보다 주변국과 국제사회를 향한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적수국의 군사자산들과 기지들이 전개되어 있는 수역들에 대한 순시와 선제구축의 의무”를 언급했다. ‘선제’라는 표현은 북한 정권의 공격적 군사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평화를 말하면서 선제를 거론하고, 방위를 말하면서 핵무장화를 강조하는 모순된 태도는 북한식 군사선전의 전형이다.

결국 북한이 말하는 평화는 주민의 안전과 국제질서의 안정이 아니라, 핵과 군사력으로 상대를 위협해 정권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연설은 또한 김정은 체제의 선전 방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도 보여준다. 그는 “행복한 고민”이라며 대형 전투함을 계류할 기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입장에서는 식량과 전기, 의약품과 생계가 절박한 현실이야말로 진짜 고민이다.

군함을 댈 항구가 부족하다는 말을 자랑처럼 내세우는 순간, 정권의 관심이 주민의 삶이 아니라 군사적 과시에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할수록 한반도 긴장은 높아지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피해는 결국 권력층이 아니라 일반 주민에게 돌아간다. 군함 한 척, 미사일 한 발, 해군기지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주민의 식탁과 병원, 학교와 시장에 돌아갈 자원은 줄어든다. 이것이 북한 군사국가 노선의 본질적 비극이다.

김정은의 연설은 ‘해군 강국’의 선언이 아니라 주민 희생 위에 세워진 군사국가의 또 다른 고백이다. 북한이 진정 국가의 안전과 미래를 말하려면 핵무장화와 대형 전투함 건조가 아니라 주민의 생명, 자유, 생계를 우선해야 한다.

바다 위에 띄운 군함으로 정권의 위신은 과시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굶주림과 억압 속에 놓인 주민들의 삶까지 지킬 수는 없다.

북한 정권이 필요한 것은 더 큰 구축함이 아니라 더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다. 해군기지보다 필요한 것은 주민을 위한 병원과 전력망이며, 핵무장화보다 절실한 것은 인권과 생존권의 회복이다.

김정은의 이번 연설은 북한이 여전히 주민의 삶보다 무기를 앞세우는 체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사건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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