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오피니언 > 종교 기사 제목:

[USA 가톨릭 379] 대법관들을 찬미하며

2026-06-24 06:54 | 입력 : 리베르타임즈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조지 바이겔 George Weigel is Distinguished Senior Fellow of the Ethics and Public Policy Center, where he holds the William E. Simon Chair in Catholic Studies. 윤리·공공정책센터 선임연구원


대법원을 설치한 미국 헌법 제3조는 미국 정부의 세 권력기관, 곧 삼권의 제도와 권한을 규정한 세 조항 가운데 가장 짧다. 그 간결함은 다소 역설적으로, 오늘날 많은 이들이 자명한 사실로 여길 만한 점을 부각시킨다. 곧 오늘의 대법원이야말로 그 세 권력기관 가운데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미국이 오는 7월 4일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기 몇 주 전, 반드시 숙고해 볼 만한 일이다.

의회는 너무나 기능부전에 빠져 있다. 그래서 1년 전 나는 하원의원 열두 명에게 조심스럽게 물은 적이 있다. 국가의 입법권을 의회에 부여한 헌법 제1조가 많은 동료 의원들의 머릿속에서는 사실상 폐지된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국가 재정 지출권을 핵심 권한으로 가진 의회는 지난 50년 동안 예산 작업을 정해진 일정 안에 마친 것이 단 네 차례뿐이었다. 그 밖의 모든 경우에는 ‘계속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싸구려 술책이, 의원들이 자기 일을 할 능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가려 주었다.

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원은 명백히 무능한 남녀 인사들을 고위 공직에 관례적으로, 그리고 비굴하게 인준한다. 이는 행정부의 핵심 직책 후보자들에 대해 조언과 동의를 제공하도록 한 상원의 헌법적 역할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관행이다.

대통령직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의 친구 페기 누넌이 4월 4일 자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에서 표현했듯이, 우리는 이제 “한 사람의 기분”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과거 대다수 대통령들에게서 개인적 기분이 그토록 우선권을 가진 적은 없었다. …… 그러나 이제 기분이 모든 것을 베어 넘긴다.” 그리고 대통령의 감정 기복에 대한 두려움은 진지한 공직자들마저 “일요일 뉴스 쇼 진행자들과 다투는 불안한 흰담비들”로 전락시킨다.

반면 대법원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헌법적 의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당파적 정치 계산이나 대법관들의 그날그날의 기분이 아니라, 이성과 진지한 토론에 의해 운영된다.

나는 현 대법원의 몇몇 구성원을 알게 된 것을 특권으로 여긴다. 그리고 워싱턴에서 보낸 40년의 경험에 비추어, 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할 수 있다. 이들은 내가 만난 공직자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이들에 속한다. 그들은 두려움도 편애도 없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다.

그들과 그 가족들은 광신적 주변부 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경호 보호를 받아야 하는 불편, 더 심한 것들까지 감내해야 한다. 그 세력은 척 슈머 같은 인물들로부터 격려를 받는다. 슈머는 악명 높게도 닐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게, 장래의 낙태 관련 사건들이 상원 소수당 대표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무엇에 맞았는지도 모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악취 나는 글도 있었다. 그는 그 글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대법원에 의해 불필요하게 약탈당했다. 대법원은 무기화되고 부당한 정치 조직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이 분노에 찬 대통령의 폭발은 왜 일어났는가? 대법관들이 자신들의 선서한 충성이 도널드 J. 트럼프가 아니라 헌법을 향한 것임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는 유치하게도 그들을 “완전히 무능하고 창피한 존재들”이라고 낙인찍었다.

민주당은 이제 대법원 “개혁”을 위한 수많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아홉 명인 대법관 수에 네 명을 추가하자는 제안, 대법원이 어떤 사건을 심리할지 결정할 권리를 부정하자는 제안, 대법관들에게 임기 제한을 두자는 제안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안들은 대법원을 철저히 정치화하고, 연방정부의 독립 기관으로서의 대법원을 사실상 파괴할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여러 가지 그럴듯해 보이는 구실들이 제시된다. 그러나 그 밑바닥의 진짜 이유는, 슈머 상원의원이 고서치 대법관과 캐버노 대법관을 상대로 했던 수사적 협박에서 이미 예고되었듯이, 이 대법원이 감히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로 대 웨이드》는 1973년 대법원이 허공에서 낙태권을 만들어 낸 판결이었다. 이 판결은 극단적 자유주의 성향의 법학자이자 훗날 워터게이트 특별검사가 된 아치볼드 콕스조차도 “원칙 있는” 법적 토대가 결여되어 있다고 개탄한 결정이었다.

몇 해 전 나는 한 주교와 그의 첫 주교회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불운하게도 그것은 성적 학대 위기를 다루기 위해 열린 2002년 6월 댈러스 회의였다. 한 원로 주교가 새로 주교회의에 참석한 그에게 다가와 환영 인사를 건넨 뒤, 그리움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이 일이 즐거웠지요.” 이와 비슷한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

19세기의 거인들, 곧 존 마셜과 조지프 스토리 같은 이들의 영혼이 새뮤얼 얼리토,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존 로버츠,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에게 탄식하며 이렇게 말하는 장면 말이다. 이들은 민주당과 언론, 그리고 광신적 비난의 통상적 표적이 되는 이들이다. “예전에는 이 일이 즐거웠지요.”

그러나 진지한 시민들은 건국 250주년을 맞아 감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헌법에 뿌리박은 법률가들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직무를 애국적 의무로 여기며, 용기 있게 직무 선서를 지킨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Copyrights ⓒ 리베르타임즈 & www.libertimes.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리베르타임즈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리베르타임즈로고

신문사소개 | 찾아오시는 길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도희윤) | 기사제보 | 문의하기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5길 12 타운빌 2층 | 이메일: libertimes.kr@gmail.com | 전화번호 : 02-735-1210
등록번호 : 415-82-89144 | 등록일자 : 2020년 10월 7일 | 발행/편집인 : 도희윤
기사제보 및 시민기자 지원: libertimes.kr@gmail.com
[구독 / 후원계좌 : 기업은행 035 - 110706 - 04 - 014 리베르타스협동조합]
Copyright @리베르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