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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비파물범 보호”를 말하는 북한

2026-06-30 18:50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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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보다 선전에 가까운 천연기념물 보도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조선신보가 라선시 비파단 앞바다에 서식하는 비파물범을 천연기념물로 소개하며 “국가적인 관심 속에 적극 보호되고 있다”고 선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파물범은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비파단 앞바다에서 서식하며, 물고기와 문어·낙지 등 두족류를 먹고 사는 물범류로 소개됐다. 북한은 비파물범을 2021년 천연기념물로 등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호’라는 말의 실체다. 천연기념물로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 생태계가 보전되는 것은 아니다. 보호 정책이라면 개체 수 변화, 번식 상황, 먹이자원 감소 여부, 어업 활동과의 충돌, 해양 오염, 관광객 접근 제한, 선박 운항 관리 등 구체적인 자료와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신보는 비파물범의 생김새와 서식지를 설명하는 데 그칠 뿐, 실제 보호 정책의 내용은 거의 제시하지 않는다.

특히 라선 지역은 북한이 대외개방과 관광, 항만 개발을 강조해온 지역이다. 비파도와 인근 해안은 관광지로도 소개되어 왔고, 일부 북한 관광 안내 자료에서도 비파도 주변 물범 관찰이 관광 요소로 언급된다.

생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관광 개발과 해양 생물 보호 사이의 충돌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북한 보도에는 관광선 운항 제한, 관찰 거리, 번식기 출입 통제, 해양 쓰레기 관리 같은 기본적인 보호 장치에 대한 설명이 없다.

북한의 자연보호 보도는 대체로 체제 선전의 문법을 따른다. “국가적 관심” “적극 보호” 같은 표현은 반복되지만, 주민 참여나 전문가 조사, 국제 기준에 따른 보전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말이 실제 생태계 보전보다 국가 이미지를 포장하는 수단으로 쓰인다면, 천연기념물 지정은 껍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비파물범은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다. 한 지역 바다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생태 지표이자, 한반도 북동부 해양 생태계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이런 생물을 보호하려면 선전 문구가 아니라 투명한 조사, 과학적 관리, 주민 생계와 조화를 이루는 해양 보전 정책이 필요하다.

북한이 진정으로 비파물범을 보호하고 있다면, 이제는 “국가적 관심”이라는 추상적 표현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보호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

개체 수는 늘고 있는지, 서식지는 안전한지, 어업과 관광 개발로 인한 위협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외부 전문가의 검증은 가능한지 답해야 한다.

자연은 체제 선전의 장식물이 아니다. 비파물범을 천연기념물이라고 부르면서도 정작 생태계 보호의 실질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선전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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