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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북한, ‘다태아 건강관리 완성’ 선전

2026-08-03 18:39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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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율·합병증·산모 사망률 등 핵심 지표는 공개하지 않아
- 평양산원 집중 지원 뒤 지방 의료 현실과 접근성 격차도 외면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평양산원 의료진이 다태아 건강관리 방법을 완성했다며 또다시 의료 분야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의료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필요한 신생아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 산모 건강 상태 등의 통계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선신보는 3일 평양산원 의료진이 국내 세쌍둥이와 네쌍둥이의 출생 동향과 질병 발생률을 조사·분석하고, 다태아 임신부의 건강관리와 분만 지원 방법을 확립했다고 보도했다.

신보는 함경남도 금호군 출신의 한 여성이 지난 5월 평양산원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했으며, 이들이 평양산원 개원 이후 569번째 세쌍둥이라고 소개했다. 의료진의 “높은 의술”과 “지극한 정성” 덕분에 출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만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다태아 건강관리 방법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태아는 조산과 저체중 출생 가능성이 높고, 호흡기·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합병증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큰 만큼 의료 성과를 판단하려면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조선신보는 조사 대상과 기간, 다태아의 평균 임신 주수와 출생 체중, 신생아 집중치료 여부, 생존율, 후유증 발생률 등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건강관리 방법을 완성했다’고 선언하면서도 어떤 진료 기준과 치료 절차를 마련했는지, 기존 방식과 비교해 결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특히 “다태아 출생 비율을 높였다”는 표현은 의료의 본래 목적과도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태아 임신 관리의 핵심은 출산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조산과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출산 숫자를 성과로 내세우는 방식은 생명의 안전보다 체제 홍보에 무게를 둔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이 평양산원의 사례만을 부각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지방에 거주하던 다태아 임신부가 평양산원에 입원해 치료받았지만, 다른 지방 임신부들도 같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태아 임신부를 평양으로 이송할 수 있는 체계가 전국적으로 마련돼 있는지, 이동이 어려운 산모를 위한 지역별 신생아 집중치료 시설과 전문 인력이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국가가 특별히 선정한 일부 임신부에게 자원을 집중한 뒤 이를 전체 보건의료 수준의 향상으로 포장한다면, 이는 일반 주민이 처한 의료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세쌍둥이와 네쌍둥이 출산을 국가의 경사로 규정하고 각종 지원과 선물을 제공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선전해 왔다. 그러나 출산 직후의 축하 행사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충분한 영양과 예방접종, 지속적인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일이다.

다태아 건강관리법을 실제로 완성했다면 북한 당국은 선전적인 수사보다 객관적인 의료 자료부터 공개해야 한다. 신생아와 산모의 생존율, 질병과 장애 발생률, 지역별 의료 접근성, 장기 추적 결과 등을 투명하게 제시하고 외부 전문가의 검증도 허용해야 한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한 건의 출산 사례와 누적 출산 숫자만을 앞세운 보도는 의학적 성취를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 없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마저 지도자의 치적과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산모와 어린이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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