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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원 직선제를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는 올바른 방향이다. 오히려 왜 이제야 이런 제도가 논의되는지 묻고 싶을 만큼 지극히 상식적인 정당개혁이다.
정당은 국회의원의 것이 아니고, 당직자의 것도 아니며, 몇몇 계파나 정치인의 사유물은 더더욱 아니다. 국가의 주인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듯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비를 내고 선거 때마다 현장을 지키며 당의 가치와 노선을 선택해 온 당원들이 자신의 지역을 책임질 당협위원장을 직접 선출하겠다는 것은 민주정당이라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한국 정당정치의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가 지역조직과 공천을 둘러싼 폐쇄성이었다. 누가 당협위원장이 되고, 누가 공천권에 가까이 갈 것인지가 평당원의 의사보다 중앙당과 현역 의원, 계파와 인맥의 영향에 좌우된다는 불신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당원은 선거철에만 동원되고 중요한 결정에서는 뒤로 밀리는 일이 반복됐다. 이런 구조에서 어떻게 당원에게 주인의식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당협위원장 직선제는 이러한 오래된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책임자를 당원들이 직접 뽑는다면 당협위원장은 위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원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중앙당의 눈치를 보는 조직에서 지역 당원의 평가를 받는 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변화는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각 정당의 공천 과정은 선거 때마다 밀실공천, 낙하산공천, 계파공천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선거가 닥치면 어느 날 갑자기 지역과 별 인연이 없는 인사가 내려오고, 오랫동안 당을 지켜 온 당원들이 그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이런 방식으로는 건강한 정당조직이 만들어질 수 없다.
당원에게 당협위원장을 선택할 권한을 돌려주는 것은 공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이다. 물론 직선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특정 조직의 동원선거나 줄 세우기, 당원명부 관리, 선거 과정의 공정성 같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를 막기 위한 제도를 정교하게 만들면 된다. 투명한 선거관리와 명확한 후보 자격, 공정한 당원명부 관리와 이의제기 절차를 갖추면 된다.
제도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당원에게 권한을 주는 것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인적 교체가 아니라 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조직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정당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지키려는 정당인지, 어떤 국가를 만들려는 정당인지, 무엇에는 타협하고 무엇에는 타협하지 않을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당원이 되고, 그 당원들이 지도자를 선택하고 지역조직을 움직일 때 비로소 정당은 살아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당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책임감, 정체성이 함께 만들어진다.
일각에서는 직선제가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경쟁과 갈등이 두려워 선택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논리가 아니다. 선거는 원래 경쟁이다. 중요한 것은 경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규칙 아래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오히려 소수의 결정으로 지도자를 정해 놓고 당원에게 따르라고 요구하는 구조가 더 큰 불신과 갈등을 낳는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면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권한을 당원에게 돌려줘야 한다. 권한 없는 주인은 주인이 아니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