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독자 제공 |
중국 신장 지역에서 소수민족의 해외 이주를 둘러싼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이리 카자흐 자치주에서는 최근 출국을 희망하는 주민들에게 사실상 재산권 포기를 요구하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카자흐족 인사들과 해외 인권단체에 따르면, 기초 행정기관은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려는 주민들에게 ‘재산 포기 서약서’ 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부동산 매각과 토지 사용권 이전을 제한하는 비공식 지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조치는 법적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채 구두 통보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아타주르트 자원봉사자 조직 관계자는 “목축민은 초원을 처분할 수 없고, 농민은 계약된 농지 양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며 “심지어 개인 주택도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통제를 넘어, 이민 자체를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동안 많은 카자흐족 주민들은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면서 기존 재산을 처분해 새로운 삶의 기반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재산을 현금화할 수 없게 되면서 초기 정착 자금 확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실제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한 한 여성은 “집을 팔 수 없다면 임대료조차 마련할 수 없다”며 “출국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일부 주민들이 출국을 위해 ‘중국 내 모든 재산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서약을 강요받았다는 증언이다. 이 서약에는 향후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권 발급 과정에서도 ‘정치적 보증인’을 요구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가족이나 친척이 보증을 서야만 출국이 가능하며, 해외에서 정부를 비판할 경우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출입국 관리 강화가 아니라 통제 방식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인적 이동 자체를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재산권까지 통제 범위를 확대해 사실상 이민의 경제적 기반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장 지역은 지리적으로 국경과 인접해 있고,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와의 인적·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 지역 소수민족의 국경 간 이동과 해외 연계를 오랫동안 엄격히 관리해 왔다.
한편 중국과 카자흐스탄은 최근 비자 면제 협정 등 외교 관계 강화를 강조해 왔지만, 현지에서는 오히려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이중성이 지적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개인의 재산권과 이동의 자유를 동시에 제한하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법적 근거 없이 행정적 압박을 통해 이루어지는 점은 법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례는 물리적 국경 통제를 넘어, 경제적·행정적 장벽을 통해 특정 집단의 이동을 제한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제 방식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민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떠날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신장 지역의 상황은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인권과 국가 주권, 그리고 국제 질서 사이의 긴장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 ‘보이지 않는 장벽’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