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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위성기업의 ‘이란 전쟁 정보 공개’ 논란

2026-04-07 15:59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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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지원 의혹에 공방 격화

독자 제공
독자 제공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의 한 지리공간 인공지능(AI) 기업이 공개한 중동 지역 미군 기지 위성사진이 이란 측의 목표 식별에 활용됐다고 판단하면서, 중국 기술기업의 안보 개입 문제가 다시 국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측은 해당 자료가 미군과 동맹국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군사정보 제공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를 “정상적인 시장 행위”라고 반박하며 정치적 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중국의 지리공간 AI 및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자르비전 테크놀로지(MizarVision Technology)가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란과 미국 간 충돌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그리고 전쟁 기간 중에도 AI 기반 분석 도구를 활용해 미국의 중동 군사기지 위성사진을 공개해 왔다.

단순한 이미지 제공을 넘어 특정 군사자산의 위치와 배치 상태를 시각적으로 식별·표시한 자료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공개정보 수준을 넘어선 군사정보 지원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정보당국은 특히 이런 자료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미사일·드론 공격 목표 선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회사가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특정 항공기 종류, 해군 함정의 위치, 방공망과 레이더 배치 등 민감한 군사능력을 식별해 왔다고 설명했다.

과거 같으면 국가 정보기관급 자원이 동원돼야 가능한 수준의 분석이 이제 민간 기술회사의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하게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미국 의회 내 대중 강경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 의회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기업들이 AI를 미국을 겨냥한 전장 감시 도구로 전환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생태계가 단순한 상업 영역을 넘어 안보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문제 삼는 핵심은 단순한 기업 활동이 아니라, 중국 기업과 국가 권력, 그리고 군사적 이해관계가 결합한 구조일 가능성이다.

실제 의혹을 키운 대목은 전쟁 직전의 움직임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란과 미국의 군사충돌이 본격화되기 일주일 전부터 중동 내 미국 및 동맹국 군사시설에 대한 게시물을 잇따라 올렸다. 특히 사우디 내 공군기지 사진을 여러 차례 게시하면서 패트리엇 방공체계와 수십 대의 항공기 위치를 분석한 자료를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게시물 공개 후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란이 해당 기지를 보복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측이 이 사안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업용 위성기업들까지 미국 정부의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는 최근 미국 정부가 모든 위성영상 제공업체에 대해 분쟁지역 이미지 제공을 무기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상업용 위성영상이 적대 세력에 흘러들어갈 경우, 실시간 전장 인식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현대전에서 민간 기술과 상업 데이터가 얼마나 치명적인 군사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의혹에 대해 중국 기업들은 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시장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 전쟁과 중국 당국을 악의적으로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왜곡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일각에서는 이러한 해명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시각도 강하다. 중국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중동 전장 관련 정보를 반복적으로 공개하고, 그 정보가 결과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을 겨눈 공격과 맞물렸다면 단순한 민간 활동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엘리엇 국제문제대학원 안보정책연구 프로젝트의 선임연구원 마이클 담(Michael Dahm)은 장기간에 걸쳐 무료에 가까운 형태로 군사적 가치가 높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행위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움직이는데, 장기간 전략적 가치가 큰 자료를 대가 없이 공개한다면 그 배후에 다른 동기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 당국 또는 군부가 이 같은 정보공개를 통해 전쟁 서사를 유리하게 형성하고, 미국의 전장 배치를 교란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 배경에는 중국의 대이란 전략적 이해관계도 자리하고 있다. 국제 제재 속에서도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국으로 기능해 왔고, 이란은 중국의 중동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다.

따라서 미국을 견제하고 이란 정권의 전략적 생존을 돕는 것은 중국의 지정학적 계산과도 맞아떨어진다. 첨단기술 기업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국가전략과 보조를 맞추는 정보 지원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논란은 전쟁의 양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군사정보가 국가기관의 독점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민간 위성업체와 AI 분석 플랫폼이 사실상의 전장 정보망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상업용 위성영상과 공개정보 분석이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기술이 자유 진영의 방어를 돕는 데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 국가와 반미 세력의 공격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위성사진 논란이 아니다. AI, 민간 위성정보, 공개 플랫폼, 그리고 지정학이 결합하면서 전쟁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이 중국 기술기업을 더 이상 일반 상업 주체로만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기술력이 이제는 시장 경쟁의 문제를 넘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직접 겨누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점점 더 현실이 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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