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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진과 대화하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
미국과 이란이 휴전과 종전 협상을 병행하는 2단계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을 향해 합의 이행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란이 최근 미국 측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반발하자, 밴스 부통령은 이를 일축하면서 “약속을 깨면 심각한 대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헝가리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현재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이란이 휴전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있고, 우리는 현재 휴전 중”이라며 “만약 이란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도 더 이상 그 조건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이란 간 첫 종전 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밴스 부통령이 직접 미국 협상단을 이끌고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이번 구상은 우선 2주간의 휴전을 유지한 뒤, 그 기간 동안 종전 합의를 위한 본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설명하며 “이번 합의는 단순한 휴전이 아니라 협상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우리가 제시한 것은 휴전과 협상이며, 이란이 내놓아야 할 것은 해협 재개방과 조건 준수”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않으면 대통령은 다시 전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근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행동을 벌인 것을 문제 삼으며, 이를 휴전 합의 위반 사례로 규정해 왔다.
일부에서는 이란이 이에 대한 대응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강경 신호로 읽힌다.
특히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미국의 합의 위반 사례를 조목조목 제기한 데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반박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레바논 공격, 이란 영공 내 드론 침입,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인 등을 미국 측 문제로 거론하며 “휴전과 협상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지만, 밴스는 이를 두고 “그 말은 말이 안 된다”며 “그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밴스는 레바논 문제와 관련해 “이란은 휴전이 레바논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미국도 이스라엘도 레바논이 이번 휴전 협정의 일부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 영공 침범 논란에 대해서도 “휴전은 언제나 지저분한 법”이라며 “약간의 소란이 없는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며 “중요한 것은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법적 권리나 주권 문제를 앞세워도, 미국은 실제 핵 활동의 제한 여부를 중심으로 협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밴스는 다만 협상의 문 자체를 닫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에는 분명한 요구사항이 있고, 이란도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며 “그들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내놓을수록 이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란 국민이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협상 지렛대를 갖고 있다”며 “이란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향후 이슬라마바드 회담의 기류를 가늠하게 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미국은 휴전 유지와 해협 정상화, 핵 문제 통제를 동시에 묶어 협상 우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이란은 주권과 지역 안보 문제를 앞세워 반격의 명분을 쌓고 있다.
결국 이번 회담은 단순한 종전 협상을 넘어, 중동 안보 질서와 에너지 수송로 안정, 이란 핵 문제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