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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337]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엘리트주의를 찬양한다

2026-05-13 07:2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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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 S. 디아스 델 카스티요 Germán S. Díaz del Castillo is associate editor at First Things. 부편집장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는 런웨이 잡지의 저명한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가 잡지사의 출장비 삭감 때문에 이코노미석을 타야만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있던 꽉 찬 극장의 관객들은,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지만, 그 장면에서 들릴 만큼 숨을 삼켰다.

이른바 반(反)부르주아적이라고 여겨지는 뉴욕 영화 관객에게조차, 우리 사회의 가장 권위 있는 문화 엘리트가 우리 나머지 사람들처럼 일상의 고역과 어려움을 견뎌야 하는 모습을 보는 데에는 본질적으로 불편한 무엇인가가 있다. 관객의 반응은 분명했다. 우리 모두는 마음 깊은 곳에서 위계질서의 귀환을 갈망하고 있다.

2006년 대히트작의 큰 기대를 모은 속편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앤디 삭스와 런웨이 잡지, 곧 보그를 허구화한 잡지에서의 그녀의 일을 이어 간다. 미란다 프리슬리, 곧 보그의 전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느슨하게 모델로 한 인물은 차갑고 냉혹하지만, 무자비할 만큼 유능하고 식별력 있는 편집장이다.

첫 번째 영화는 비슷한 ‘칙 플릭’들과 달리 중요한 문화적 유물이 되었는데, 이는 대체로 미란다 덕분이었다. 그녀는 세계에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패션 감식가였다. 원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순진한 예비 언론인 앤디가 런웨이와 같은 문화 제도의 가치와 무게를 이해해 가는 여정을 그렸다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그러한 제도들이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 일회용 콘텐츠의 시대인 21세기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묻는다.

한 편의 영화가, 더구나 가벼운 코미디가 우리 문화 안에서 현재 진행 중이며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주제에 대해 의미 있는 입장을 취하는 일은 드물다.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사회 평론가들이 ‘Enshittification (온라인 플랫폼이 초기에는 사용자 친화적이다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광고주와 비즈니스 고객 중심으로 변질되면서 사용자 경험이 악화되는 3단계 퇴화 과정을 뜻하는 신조어)’ 라고 불러 온 것, 곧 기업들이 사모펀드에 인수되고, 컨설턴트들에 의해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최적화되며, 결국에는 그들을 처음 성공으로 이끌었던 모든 매력과 개성을 잃고 무가치해지는 과정에 대한 질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보그와 같은 제도와 잡지들의 몰락을 애도해야 하는가? 그것들은 많은 이들이 개탄해 온 바로 그 워크주의와 문화적 타락의 도구가 아니었던가? 우리는 그들이 마침내 대가를 치르는 것을 보며 환호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들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2015년과 2016년에 트럼프가 전통 주류 언론을 악명 높게 공격한 이후, 우파의 많은 이들은 미국 공적 생활을 지배해 왔고 좌파에게 장악되어 있던 문화 제도들이 이제 퇴장하는 중이라고 착각했다. 그 제도들은 문화적 권위를 잃은 듯 보였고, 우파의 많은 이들은 이에 대응하여 새롭고 정치적으로 정렬된 대안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부 정치 이론가들이 ‘병행주의’라고 부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새로운 명망의 위계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싶어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같은 영화들은 결국 사람들이 여전히 각자의 분야에서 한때 탁월성을 구현했던 오래된 제도들의 일부가 되기를 갈망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언론인들은 여전히 『뉴욕 타임스』에 글이 실리기를 원한다. 작가들은 여전히 『뉴요커』에 소설을 쓰는 꿈을 꾼다. 모델들은 여전히 『보그』 표지에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제도들이 경제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영화의 가장 뛰어난 장면에서, 미란다는 사무실 건물 구내식당에 앉아 『Succession』에 나올 법한 경영 컨설턴트 집단과 마주해야 한다. 이 집단은 경멸받지만 그럼에도 교묘하게 파고드는 경영대학식 은어를 말한다. 그들이 “야수를 풀어라”라고 외친 뒤에는 어김없이 예산 삭감, 구조조정, 자동화, 그리고 편집 기준의 하향 조정 계획이 뒤따른다.

우리가 경영 컨설턴트들과 그들이 손대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습성을 아무리 혐오한다 해도, 그들의 난동에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소비자들이 무료 콘텐츠를 기대하는 시대에, 런웨이 같은 사업의 이윤율은 면도날처럼 얇다. 뉴욕 언론인들이 한때 누렸던 호화로운 생활 방식, 곧 그레이든 카터가 회고록 『좋았던 시절』에서 묘사한 생활은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꿈처럼 들리겠지만, 재정적으로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악몽처럼 들린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수익성 없는 저널리즘에 제시하는 해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낙관적이다. 영화는 이러한 제도들이 새로운 귀족 계급, 곧 해당 출판물의 이윤율에 관심이 없는 억만장자들에 의해 인수되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영화는 특히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 매켄지 스콧을 가리킨다. 불행히도 스콧 같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콘데 나스트나 그와 유사한 사업체들을 사들이는 일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이 낙관주의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 보그, 『배너티 페어』,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요커』와 같은 제도들이 박물관의 전시품이나 자선의 대상처럼, 언제든 관심사가 바뀔 수 있는 사람들의 재정적 변덕에 종속되어서만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그 대안은 21세기 자본주의의 속이 텅 비고 생명 없는 수익성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저널리즘은 더 이상 그 자체를 위하여 존재할 수 없는 듯 보인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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