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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교육’ 대상이 ‘참교육’을 말하는 아이러니

2026-06-16 08:2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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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자 曰, “교권보호국 공론화..”

인터넷 캡쳐  연합뉴스
인터넷 캡쳐 - 연합뉴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모두 봤다며,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 신설 문제를 공론화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교권 회복 없이는 어떤 교육개혁도 이룰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말 자체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오늘의 학교 현장이 교권 추락, 학교폭력, 악성 민원, 교육 공동체 붕괴라는 복합 위기 앞에 서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누가 그 말을 하느냐이다. ‘참교육’의 필요성을 말하는 사람이 정작 국민 다수에게 불신과 논란의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있다면, 그 장면은 교육개혁의 출발이라기보다 한 편의 풍자극에 가깝다. 가짜뉴스 논란의 원조격 인물이 이제 와서 ‘참교육’을 언급하는 모습에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는 비웃음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라마를 봤다는 사실이 교육 현실을 이해했다는 증명은 아니다. 학교 현장은 영상 콘텐츠 감상평으로 해결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 교사는 수업보다 민원 대응에 지치고, 학생은 학습권과 생활지도의 균형을 잃고 있으며, 학부모는 불안과 불신 속에서 학교를 압박한다.

교육청은 법과 제도, 예산과 인사, 현장 보호 장치를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책임기관이다. 그런데 그 무거운 현실을 앞에 두고 “드라마를 다 봤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면, 현장 교사들이 느낄 허탈감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학교에는 교권 보호, 학생 인권, 학부모 책임, 학교폭력 대응, 교사 법률지원, 악성 민원 차단 체계를 통합적으로 다룰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안 당선자가 실제로 교권 회복을 말하려 한다면,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고통을 직접 듣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공개 토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책임 있는 자기 성찰과 검증 가능한 정책 로드맵이다.

교육감은 정치적 수사로 학교를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실의 질서, 교사의 권위, 학생의 안전,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실무적 책임자다. 말 한마디, 구호 하나가 교육개혁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정치권에서 오래 활동하며 숱한 논란을 낳았던 인물이 교육의 수장이 되었다면, 그에게 요구되는 첫 덕목은 화려한 공론화가 아니라 겸손과 신뢰 회복이다.

‘참교육’을 말하는 사람이 먼저 ‘참교육’의 대상이 되는 역설, 드라마 속 정의를 말하면서 현실의 책임 앞에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진정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드라마를 본 교육감이 아니라, 교실의 무너진 질서를 실제로 세울 교육감이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이벤트성 토론이 아니라 악성 민원 앞에서 자신들을 지켜줄 제도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구호가 아니라 안전하고 질서 있는 배움의 공간이다.

재선거 여부는 둘째치더라도 안민석 당선자가 진정으로 ‘참교육’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벼운 언급과 정치적 이미지 연출을 내려놓고, 학교 현장의 엄중함 앞에 책임 있는 태도로 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참교육’ 공론화는 교육개혁의 출발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치 쇼로 남을 것이다.

학교는 드라마 세트장이 아니다. 교사는 정치인의 이미지 회복 도구가 아니다. ‘참교육’은 말로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책임 없는 말과 무너진 신뢰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된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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