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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만약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다면, 그리고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부정선거 시비를 둘러싼 농성 시위가 20여 일 넘게 이어지며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었다면, 대한민국의 정국은 과연 지금처럼 조용했을까.
아마 전혀 달랐을 것이다. 국회의 모든 우선순위는 올림픽공원으로 향했을 것이다. 당 지도부는 현장을 찾았을 것이고, 의원들은 앞다투어 마이크를 잡았을 것이며, 시민단체와 언론, 각종 정치 세력은 ‘민주주의 위기’라는 이름 아래 전국적 동원을 시작했을 것이다.
국회 상임위는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을 것이고, 특별위원회와 국정조사, 청문회 요구가 쏟아졌을 것이다. 거리의 분노는 곧장 정치의 연료가 되었을 것이며, 정권을 압박하는 거대한 파도로 전환되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그런 정치를 해왔다. 좋든 싫든 그들은 거리의 에너지를 정치적 의제로 바꾸는 법을 안다. 국민의 불안, 분노, 의혹을 붙잡아 국회로 끌고 들어오고, 국회에서 다시 거리로 확산시키며, 이를 정권 공격과 권력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경제가 어떻든, 외교가 어떻든, 세계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든, 자신들이 세운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요함을 보여왔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국민의힘은 그러지 못하는가.
정치는 국민의 불안을 대변하는 일이다. 특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심장이다. 선거 과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국가의 정당성도 흔들린다. 그렇기에 선거 관련 의혹은 어느 한 진영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근간에 관한 문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마치 남의 일처럼 굴고 있다. 국민은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데, 정당은 회의실 안에서 자리 계산만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은 정치를 말하면서도 정치를 모르는 바보들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정치는 논평 몇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현장에 서는 것이고, 의제를 장악하는 것이며,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와 책임 있는 해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은 전쟁터에 나가야 할 군인들이 적을 앞에 두고도 막사 안에서 자리싸움만 벌이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의혹이 있으면 진상을 밝히자고 해야 한다. 시민들이 모여 있으면 그 목소리를 듣겠다고 해야 한다. 선거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면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국회가 할 일이 있다면 즉각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정당이고, 그것이 정치다.
정당은 위기의 순간에 그 본색이 드러난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우왕좌왕하고 침묵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그들을 자유민주주의의 방파제로 믿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거리에서 외치는 절박함을 외면하는 정당은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
정치를 모르는 바보들의 시간은 끝나야 한다. 전쟁 중에 집안싸움만 하는 군대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내부 권력 다툼이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기 위한 전면적 정치 투쟁이다. 그것이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