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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평양 과학기술전당의 ‘학습 열기’

2026-07-02 11:23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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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선전, 북한 교육 현실을 가릴 수 없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조선신보가 평양 과학기술전당 기초과학관을 찾는 학생들의 모습을 내세우며 “실천응용능력”과 “주동적인 탐구자”를 강조하고 있다. 수업 후 학생들이 과학기술전당을 찾아 전시물과 실험기재를 보며 기초과학 원리를 익히고, 유능한 강사들의 강의를 통해 학습 능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과학 교육을 중시하는 정상적인 교육 현장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선전은 북한 교육 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데 더 가깝다. 평양의 일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전당의 학습실을 마치 북한 전체 학생들이 누리는 보편적 교육 환경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보는 “많은 학생들”이 매일 과학기술전당을 찾는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지방 학생들, 농촌 지역 학생들,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이 같은 기회를 누리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평양 중심의 시설을 과시하면서 북한 전역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전형적인 체제 홍보 방식이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말하는 “주동적인 학습자”와 “탐구자”라는 표현 자체의 모순이다. 참된 탐구는 자유로운 질문과 비판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북한의 교육은 당의 사상과 수령 우상화, 체제 충성 교육을 벗어날 수 없다.

학생들이 과학의 원리를 배우더라도, 그 지식이 자유로운 연구와 창의적 토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체제가 정한 목표와 선전 논리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 교육은 단순히 실험기재를 보여주고 강의를 제공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문을 제기하고, 실패를 경험하며, 기존 권위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자유로운 질문’이다. 과학을 말하면서도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체제에서 진정한 과학기술 발전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한 매체는 다매체편집물과 참고자료를 활용한 강의를 강조하지만, 오늘날 과학기술의 핵심은 세계와의 교류, 개방된 정보 접근, 국제 공동연구다. 폐쇄된 인터넷 환경과 통제된 정보 체계 속에서 학생들이 접하는 지식은 필연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세계 과학기술의 빠른 흐름과 연결되지 못한 채 내부 선전용 교육 시설만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를 감추는 일이다.

특히 북한이 과학기술을 강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군사적 목적과 체제 유지 논리다. 주민 생활 개선과 학생들의 자유로운 미래를 위한 과학이 아니라, 핵·미사일 개발과 감시 체계, 통제 기술로 이어지는 과학기술 동원이 반복되어 왔다.

학생들을 “탐구자”로 키운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궁극적으로 체제의 인력 자원으로 동원되는 구조라면, 그것은 교육이라기보다 국가 통제의 연장선이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학생들의 실천응용능력과 탐구 정신을 높이고자 한다면, 평양의 전시성 시설을 선전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부터 보장해야 한다. 과학기술전당의 화려한 전시물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체제의 도구가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평양 학생들의 학습실 이용 장면을 앞세운 이번 보도는 북한이 과학기술 강국을 지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선전물에 가깝다. 그러나 과학은 통제와 선전의 언어로 성장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고가 없는 과학,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 교육, 평양 중심의 특권적 학습 환경은 북한 교육의 성과가 아니라 그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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