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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학생은 주동적 탐구자”

2026-07-31 18:37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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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월한 교수방법’ 선전보다 교육의 자유와 객관적 성과부터 공개해야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조선신보가 평양시 중구역 창광고급중학교에서 학생들의 착상력과 응용능력, 실천능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교수방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학생들이 실험실습실에서 각종 모형을 직접 만들고 동작 원리를 파악하면서 ‘산지식’을 습득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이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실험과 탐구를 통해 지식을 체득하도록 하는 교육 자체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북한 매체가 내세운 ‘우월한 새 교수방법’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기사에는 교육 효과를 입증할 객관적인 평가 결과도, 기존 교육 방식과의 비교 자료도, 학생과 교사의 구체적인 반응도 제시돼 있지 않다. 실험실습실을 꾸리고 모형을 제작한다는 몇 가지 사례만으로 북한 교육 전반이 혁신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전 방식에 가깝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 교육이 학생들을 진정한 의미의 ‘주동적인 학습자와 탐구자’로 키울 수 있는 체제인가 하는 점이다. 탐구교육의 핵심은 기존의 지식과 권위에 질문하고, 자유롭게 가설을 세우며, 실패와 반론을 통해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데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정치·역사·사회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질문이 허용되기 어렵고, 모든 교육의 궁극적인 방향은 노동당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으로 귀결된다.

과학적 사고는 권위자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태도와 양립할 수 없다. 실험실에서 기계장치의 작동 원리를 질문하도록 하면서도, 교실 밖에서는 국가의 정책과 지도자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온전한 탐구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학생을 ‘주동적 학습자’로 부르면서 사고의 범위와 결론을 국가가 미리 정해놓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기사에서 소개된 사례가 평양 중심부의 특정 학교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 매체는 모범학교나 시범단위를 집중적으로 부각한 뒤 이를 마치 전국적인 성과인 것처럼 선전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창광고급중학교의 실험실습 환경이 지방과 농촌의 학교에도 동일하게 제공되는지, 학생들이 충분한 교재와 기자재를 공급받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실리 있게 꾸려놓았다’거나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추상적 표현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학교별 실험 기자재 보급률과 교사 양성 수준, 교육시설 격차, 학생들의 실제 학업 성취도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자화자찬식 수식어만 늘어놓는 것은 교육 발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 교육의 폐쇄성을 드러낼 뿐이다.

교육 혁신은 모형 몇 개를 제작하거나 실습실을 전시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정치적 지시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발휘하고, 학생이 어떠한 질문도 자유롭게 제기하며, 정보와 지식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창의력과 실천능력이 자랄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탐구자와 창조자로 키우려 한다면 먼저 교육을 우상화와 사상주입의 도구로 이용하는 관행부터 중단해야 한다.

자유로운 질문은 봉쇄하면서 ‘주동적인 학습자’를 양성한다고 주장하는 한, 북한의 이른바 ‘우월한 교수방법’은 교육 혁신이 아니라 체제의 모순을 가리기 위한 선전 문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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