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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회할 때는 이미 늦다

2026-08-01 07:2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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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대로 해보라.. 1945년 10월 14일 김일성의 등장이 떠오른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에 이어 보완 수사권까지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거대 여당의 일방적인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70여 년간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체계를 지탱해 온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이 아무런 그대로 처리됐다.

그것도 모자라 신속처리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의 심사 기간을 기존 330일에서 90일로 대폭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까지 뒤이어 상정됐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기본권에 직결되는 법률을 충분히 심사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으기는커녕, 거대 의석을 앞세워 더 빨리, 더 많이, 더 일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속도로부터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국민 앞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와 법치주의를 허무는 법안이라도 국회 의석만 확보하면 마음대로 제정하고 개정할 수 있다는 것인가. 다수 의석을 국민이 부여한 무제한 권력의 위임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보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범죄, 조직범죄, 선거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을 약화시키며, 입법 심사 기간마저 대폭 줄여 버려라. 국민의 우려를 ‘검찰 기득권 옹호’라고 몰아붙이고, 반대 의견을 ‘개혁 저항’이라고 낙인찍으며, 거대 의석으로 모든 비판을 짓밟아 보라.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하거나 핵심 증거를 놓쳤을 때 이를 보완할 검찰의 실질적 수사권이 사라진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은 권력자도, 재벌도, 정치인도 아니다. 돈도 없고 연줄도 없으며 스스로를 지킬 수단도 없는 평범한 국민이다. 범죄 피해자가 국가에 마지막으로 기대던 법률적 안전장치를 제거하면서 그것을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고 부르는 것은 언어의 기만이다.

공산주의적 통치체제는 어느 날 갑자기 붉은 깃발을 들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권력기관을 집권 세력의 이해에 맞게 재편하고, 견제 기관을 무력화하며, 사법제도를 정치적 구호 아래 종속시키고, 입법 절차를 압축해 반대 세력의 저항 기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도 다가온다.

법은 남아 있지만 법치가 사라지고, 국회는 존재하지만 국민의 의사는 배제되며, 선거는 치러지지만 권력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는 작동하지 않는 체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주주의의 외형만 남겨 놓은 채 그 안을 전체주의적 권력구조로 채우는 것은 역사상 수많은 전체주의 정권이 사용해 온 전형적인 수법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자유민주주의의 성공 사례다. 전쟁의 폐허와 절대빈곤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으며, 법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국가로 성장했다. 수많은 국민이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이 나라의 정체성은 어느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전리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국회가 마음만 먹으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법률을 잇달아 만들고, 국가의 수사·사법체계를 집권 세력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재편하며, 심지어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사실상 다른 체제로 바꾸는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은 직시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반대 성명 몇 줄을 발표하고 무기력하게 퇴장하는 야당이라면 존재 이유가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울 의지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킬 능력도 없다면 차라리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직하다.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나야 한다. 아직도 “설마 대한민국이 공산주의 국가가 되겠느냐”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법 하나 바뀐다고 나라가 무너지겠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체제의 붕괴는 대개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가까이에 있던 북한을 보라. 어느날 갑자기 군중앞에 등장한 김일성의 북한을 기억하라. 하나의 제도가 무너지고, 하나의 견제장치가 사라지고, 하나의 반대 목소리가 봉쇄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그때 가서 “이럴 줄 몰랐다”고 말해도 소용없다. 공산주의를 직접 겪어 보아야만 그 위험을 알겠다는 것인가. 북한 주민들의 삶과 동유럽·중국·베네수엘라 등 수많은 국가의 비극을 보고도 여전히 감이 오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자유와 재산, 자녀의 미래를 잃고 난 뒤에야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후회는 아무것도 되돌려 놓지 못한다.

거대여당 마음대로 해보라. 그러나 분명히 기억하라. 국민이 깨어나는 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 입법 폭주의 책임은 반드시 추궁될 것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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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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