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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대학 강사, 한국서 중국인 유학생 살해 혐의로 구속

2026-08-27 21:34 | 입력 : 이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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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옷 입고 이동·휴대전화 전원 꺼.. 이튿날 직접 실종신고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경북 경산에서 20대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같은 중국 국적의 대학 강사가 구속됐다.

피해자는 중국에서 취업한 뒤 대학원 수료 관련 증서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구지법은 27일 중국 국적의 대학 시간강사 정모(31)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정씨에게 우선 살인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으며, 피해자 시신 수습과 부검 등을 거쳐 사체 훼손과 시신 유기 혐의도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주거지에서 중국인 여성 대학원생 A씨(25)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경찰 조사에서는 정씨가 훼손한 시신을 경기도 군포와 경북 경주 안강·불국사 일대 등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지난 20일 오전 2시께 정씨와 A씨가 함께 정씨의 주거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A씨가 강제로 끌려가거나 협박을 받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A씨가 정상적으로 집을 빠져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 옷 입고 동대구역까지.. 수사 혼선 노린 정황

사건을 더욱 충격적으로 만든 것은 범행 이후 정씨의 행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30분께 여성복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혼자 주거지를 빠져나왔다. 정씨가 입은 옷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는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이용해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 역시 당시 정씨를 여성 승객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동대구역 인근에서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역 화장실에서 다시 남성복으로 갈아입고 경산의 주거지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러한 행동이 마치 피해자가 스스로 집을 나와 대구 방면으로 이동한 것처럼 동선을 위장해 수사기관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범행 다음 날인 21일 오후 경찰에 직접 A씨의 실종을 신고했다. 당시 그는 A씨가 대구에 갔다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을 A씨의 남자친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같은 허위 신고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자 가르쳤던 중국인 강사

두 사람이 같은 대학에서 학생과 강사로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정씨는 해당 지역 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편 2023년부터 대학 시간강사로 일해 왔다. 경찰은 숨진 A씨가 과거 정씨의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1학기 학부에서 ‘재활치료학’과 ‘신경해부학’ 등을 강의했으며, 2학기에도 ‘인체해부학’과 ‘근골격계 질환 및 치료’ 등 2개 과목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학 측은 관련 강의와 임용 절차를 취소하는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정씨가 평소 중국인 학생들과 비교적 가까이 지냈으며 A씨와도 잘 알고 지냈다는 증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단순한 강사와 학생 관계를 넘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개인적 관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중국 취업 앞두고 수료증 받으러 입국했다 참변

A씨는 이미 중국에서 직장을 구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대학원 수료와 관련한 증서를 받고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4일 한국에 다시 입국했다. 당초 23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지난 20일 이후 가족·지인들과 연락이 끊겼고, 결국 실종 닷새 만인 25일 정씨의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씨를 체포한 뒤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 경산과 경주, 경기 군포 등 정씨가 지목하거나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신이 여러 지역에 분산 유기된 정황까지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정확한 살해 방법과 시점, 시신 훼손 과정, 유기 장소 선정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범행의 잔혹성과 범행 후 치밀한 은폐 정황 등을 고려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해외 유학생이 자신과 같은 국적이면서 학교에서 자신을 가르쳤던 강사에게 살해된 혐의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는 물론 중국인 유학생 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범행 동기와 두 사람 사이의 구체적인 관계, 시신 훼손·유기의 정확한 경위 등 사건의 핵심 의문은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확보한 CCTV와 통신기록, 정씨의 이동 동선, 시신 수색 및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사건의 전모를 규명할 방침이다.

이·상·만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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