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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정상회담 아닌 미북정상회담

2026-09-02 07:0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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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하나의 순서가 드러내는 대한민국의 동맹관·대북관·미래관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한창이다. 그런데 ‘북미정상회담’인가, ‘미북정상회담’인가. 불과 글자 하나의 순서 차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표현하는 정치·외교의 언어에서 단어의 배열은 때로 그 사회가 무엇을 중심에 놓고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드러낸다. 특히 대한민국의 안보와 직결된 미국과 북한을 한 단어 안에 함께 놓을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미북정상회담’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동맹국이다. 6·25전쟁에서 함께 피를 흘렸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토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자유와 안보를 지켜온 군사동맹이다. 오늘날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축은 한미동맹이다.

반면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군사적 위협을 반복해 왔다. 6·25 남침과 수많은 무력도발의 역사가 있으며, 지금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전혀 다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 미국과 북한은 결코 동일한 거리에 놓인 두 국가가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북미관계’, ‘북미대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물론 ‘북미’라는 표현 자체가 곧 친북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랫동안 언론과 외교가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돼 온 약칭이라는 사정도 있다. 그러나 언어에는 관성이 있고, 그 관성이 사고의 틀을 만든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민족보다 국가가 먼저이고, 감상보다 현실이 먼저이며, 북한 정권과의 막연한 동질감보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안전을 함께 지키는 동맹이 먼저다. 우리가 미국을 먼저 말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도 구별해야 한다. 북한 주민은 우리가 함께 자유와 인권을 누려야 할 동포다. 그러나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주민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 정권까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감싸야 할 이유는 없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면 우리는 그것을 북한의 시각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북한 핵의 실질적 폐기와 한반도의 평화,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맹을 뒤로 밀어놓고 민족이라는 감상에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는 없다. 우리에게 먼저인 것은 북한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감상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이며,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함께 지켜온 동맹이다.

말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정책을 만든다. 이제부터라도 분명하게 부르자.

북미정상회담이 아니라, 미북정상회담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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