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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맹(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과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올해 안에 통과시킬 것을 미 의회에 촉구했다.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위치정보와 운전자 정보, 주변 환경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정보통신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중국산 자동차 문제가 미국에서 통상·산업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혁신연맹의 존 보젤라(John Bozzella)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3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제119대 의회가 종료되기 전에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판매·수입·제조를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젤라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갖춘 차량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면서 유럽과 호주, 동남아시아, 멕시코, 남미 등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차량에 장착된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차량 운행정보는 물론 소비자 관련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처리·전송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심각한 안보 위험으로 제기했다. 자동차혁신연맹은 중국의 자동차 산업 확대 전략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정책 차원의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혁신연맹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자동차, 기아,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를 비롯해 배터리·반도체·자동차부품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시장 진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셈이다.
미 의회에서도 관련 입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공화당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과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2026 연결차량보안법(Connected Vehicle Security Act of 2026)’은 중국 등 외국 적대국과 연계된 커넥티드 차량 및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미국 내 수입과 제조, 판매 등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지난 7월 상원 상무위원회를 초당적 지지로 통과해 상원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하원에서도 중국특위 위원장인 공화당 존 물레나르 의원과 민주당 데비 딩겔 의원 등이 유사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 의회가 중국 자동차를 단순히 값싼 경쟁 제품이 아니라 잠재적인 데이터·사이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현대의 커넥티드 차량에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이동통신, 일부 위성통신 기능이 결합돼 있으며 차량 위치와 운행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산 차량과 관련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같은 데이터가 외국 정부나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규제 대상 기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는 쟁점으로 남아 있다. 중국 자본이 일정 비율 이상 투자된 기업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할 경우 중국 투자자의 지분을 보유한 일부 유럽 자동차 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최종 법안에서는 규제 대상과 적용 기준을 둘러싼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중국이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 시장 진입 제한을 폐지했고 해외 자동차 회사들도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규제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업계와 의회의 움직임은 더욱 강경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논의는 값싼 중국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는 관세 차원의 문제를 넘어 차량 내부의 소프트웨어와 센서, 통신망, 데이터 처리 시스템까지 국가안보 규제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도로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진입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이른바 ‘선제적 디리스킹’ 전략인 셈이다.
미 자동차업계가 의회에 요구한 영구 금지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미국의 대중국 자동차 정책은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와 반도체, 통신모듈, 차량 운영체제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 공급망 전체의 ‘중국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