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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북한 해외노동자, 이제 러시아 군용 무인기까지 만든다

2026-09-19 01:08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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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10만여 명 해외 파견.. 러시아 알라부가 드론공장까지 투입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단순한 외화벌이 차원을 넘어 러시아의 군수산업과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뒷받침하는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9월 16일 발표한 제3차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최소 3만5,600명에서 최대 10만1,28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최소 17개 국가에서 활동하며 2025년 한 해 4억5,000만~8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러시아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약 1만5,000~3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타타르스탄공화국의 알라부가 경제특구 군용 무인기 생산시설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 영역이 기존 건설·농업·벌목을 넘어 무인기 공장과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 러시아의 전략·군수시설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해외 노동력 수출 문제를 바라보는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와 대북제재 회피 문제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북한 노동력이 실제 전쟁에 사용될 수 있는 군사장비 생산에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노동자들까지 군수 생산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MSMT의 조사 결과가 더해지면서 북러 협력이 군사·경제·인력 공급을 포괄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학생’으로 들어가 공장과 건설현장으로

제재 회피 방식도 노골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는 해외에서 소득을 올리는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MSMT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는 ‘학업 비자’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파견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러시아가 북한 주민에게 발급한 비자의 98% 이상이 학업 목적이었으며, 상당수는 ‘현장실습’이라는 명목 아래 건설·농축산·벌목 등 실제 노동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서는 파악했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한 명이 창출하는 연간 소득은 평균 약 7,500달러로 추산됐다.

전쟁으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는 러시아와 외화가 필요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의 건설·벌목 현장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지역의 재건사업, 스보보드니 우주기지 인근 주거시설 공사 등에도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러 간 노동협력의 범위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자가 번 돈 80~90%는 북한 당국으로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 노동자들이 실제로 자신이 번 돈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MSMT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해외 노동자 임금의 80~90%를 각종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노동자에게 부과되는 상납액이 실제 소득보다 많아 오히려 북한 당국에 빚을 지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렇게 확보된 자금 상당 부분이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군수물자 조달 등에 사용되고 일부는 북한으로 송금된 것으로 파악했다. MSMT 참여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얻은 수익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해외 파견 노동자는 개인의 자유로운 취업이라기보다 북한 정권의 외화획득 체계 안에서 관리되는 인력이라는 것이 이번 보고서가 보여주는 핵심이다.

중국에는 최대 7만 명.. 대북제재의 거대한 구멍

북한 노동자가 가장 많이 체류하는 국가는 여전히 중국이다. MSMT는 중국 내 북한 노동자를 약 2만~7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주로 랴오닝성·지린성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의류·수산물 가공 등 노동집약적 산업과 IT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3~2025년 일부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새로운 노동자들의 중국 입국도 계속됐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약 1만 명이 새로 중국으로 파견된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전자제품 조립공장 등에 북한 노동자를 추가 투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따라서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취업 활동을 가능하게 한 국가들의 대북제재 이행 여부 역시 함께 검증돼야 할 사안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에 해외 북한 노동자의 대부분이 집중돼 있다는 MSMT의 분석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들 국가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노동력 수출’에서 ‘전쟁 산업 인력 공급’으로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북한의 노동력 수출이 군사협력과 결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군인을 보내고, 군수물자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 군용 무인기와 군수산업 생산 현장에까지 투입된다면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은 사실상 하나의 전쟁 수행 공급망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MSMT 제3차 보고서가 보여주는 것은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외화벌이 노동자’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북제재 회피와 북한 정권의 외화획득,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뒷받침하는 군수 생산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핵심 경고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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