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경제·사회적 격동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정책 실패, 경제 구조의 왜곡, 사회적 갈등의 방치, 그리고 국제 질서와 안보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좌익 정치·지식 엘리트 집단과 언론들은 이러한 근본적 원인에 대한 성찰을 회피한 채, 특정 인물과 특정 사건에 책임을 집중시킴으로써 현재의 복합 위기를 단순화하여, 모든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에 돌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현실을 직시하기보다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교묘한 좌익 진영의 정치적 행태에 다름아니며, 이를 주도하는 사상적 배경의 ‘PC주의(정치적 올바름?)’ 세력들은 스스로의 정책 실패나 상황 인식에 대한 그릇됨은 회피하고, 오히려 반대 진영을 도덕적으로 낙인찍는 방식으로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려 한다. 이러한 태도는 그들 스스로 부르짖던 건전한 민주주의 토양을 파괴할 뿐아니라, 사회를 더욱 양극화시키는 파행적 결과만을 낳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책임 전가, 회피적 서사가 국제 정치의 구도 속에서 위험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북·중·러·이란 등으로 대표되는 공산 전체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내부 분열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유를 기반으로 한 국제 질서는 내부의 혼란과 자기부정이 심화될수록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감정적 비난이 아니라, 냉정한 자기 점검과 정책적 책임성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자기 교정 능력을 가진 체제이며, 그 힘은 비판과 성찰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그러나 그 전제는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를 직시하는 데 있다.
세계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자유와 법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 진영 내부의 성숙하고도 강고한 연대가 요구된다. 이 연대는 특정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한 협력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 현실을 왜곡하는 담론, 그리고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은 결국 자유를 약화시키는 길로 이어진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냉정한 성찰과 책임 있는 행동,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국제연대다.
이것이야말로 곧 다가올 북한의 핵무력을 앞세운 적대적 공세와 북·중·러·이란 등 자유민주주의와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전체주의 세력과의 결전에서 승리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