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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최근 북한 외무성이 국제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는 데 대해 “황당무계한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했는데요. 북한은 미국이 사이버 문제를 대북 적대시 정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는 오히려 북한의 사이버 범죄가 핵·미사일 개발 자금 확보와 제재 회피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와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은 북한 정권이 국제 금융망 밖에서 외화를 조달하는 대표적 방식으로 지목돼 왔고, 라자루스 그룹을 비롯한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은 소니픽처스 해킹,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 등 여러 국제 사건에서 배후로 의심받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의 주장과 국제사회의 우려, 그리고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 방향을 짚어보겠습니다.
1. 북한 외무성은 국제 해킹 사건 배후 지목을 “황당무계한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북한의 반응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핵 개발, 미사일 도발, 인권 문제, 불법 환적, 사이버 범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거의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핵심은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 반박이 아니라, 문제 제기 자체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나 “주권 침해”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북한은 자신들이 어떤 해킹 사건과 무관한지, 어떤 기술적 근거로 혐의를 부인하는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미국이 세계 정보기술 구조를 통제하고 있다거나, 미국이 피해자 행세를 한다는 식의 정치적 선전 논리를 앞세웠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 전략입니다. 사이버 공격은 물리적 군사도발과 달리 배후 추적이 어렵고, 공격 주체가 자신을 숨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북한은 바로 그 점을 이용해 국제사회의 지적을 “모략”으로 돌리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목하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낙인이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기술 분석, 자금 흐름 추적, 공격 방식의 유사성, 해킹 조직의 활동 패턴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2. 북한이 사이버 공격, 특히 가상화폐 해킹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가장 큰 이유는 돈입니다. 북한은 국제 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금융 거래와 외화 조달 통로가 극도로 제한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해킹은 북한 정권에 매우 매력적인 수단이 됩니다. 국경을 넘을 필요도 없고, 선박이나 현금 운반처럼 물리적 흔적을 많이 남기지 않으며, 성공할 경우 단기간에 막대한 외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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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상화폐는 북한 해커들에게 중요한 표적입니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거래소, 개인 지갑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될 경우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가상화폐는 여러 지갑과 믹싱 서비스를 거치며 자금 세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제재망을 우회하는 데 활용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탈취된 자금이 단순한 범죄 수익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사이버 절취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 정권 유지, 특권층 생존,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해킹은 단순한 사이버 범죄가 아니라 국제안보 문제입니다.
3. 라자루스 그룹은 왜 북한 사이버 범죄의 상징처럼 거론되는 것인지요?
- 라자루스 그룹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입니다. 이 조직은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 등 대형 사건에서도 북한과의 연계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라자루스가 상징적인 이유는 활동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정보 탈취에 그치지 않고, 금융기관 침투, 가상화폐 탈취, 랜섬웨어 유포, 방산·기술 기업 대상 공격 등 다양한 형태의 작전을 벌여온 것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이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단순한 해커 집단 수준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 도구로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라자루스의 활동은 북한 정권의 필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외화가 필요할 때는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을 공격하고, 정치적 메시지가 필요할 때는 특정 기업이나 언론·기관을 겨냥하며, 군사기술 확보가 필요할 때는 방산과 연구기관을 노립니다. 결국 라자루스는 북한 정권의 비정규전 부대이자 디지털 외화벌이 조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4. 북한은 미국이 사이버 문제를 “주권침해와 내정간섭의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논리는 설득력이 있을까요?
- 설득력이 약합니다. 북한은 사이버 문제를 주권 논쟁으로 포장하지만, 실제 쟁점은 주권이 아니라 범죄와 책임입니다. 어떤 국가도 자국의 주권을 이유로 타국의 금융기관, 기업, 개인 자산을 해킹할 권리를 가질 수 없습니다. 국가가 배후에 있는 사이버 절취와 랜섬웨어 공격은 명백히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입니다.
북한의 논리는 매우 익숙합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내정간섭”이라고 하고, 핵 문제를 제기하면 “자위권”이라고 하며, 사이버 범죄를 지적하면 “적대시 정책”이라고 합니다. 모든 문제를 정치적 대결 구도로 바꾸어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들도 각자의 정보 작전을 수행해 왔다는 논쟁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북한의 금융 해킹과 가상화폐 절취를 정당화하지는 못합니다. 북한이 정말 결백하다면 정치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기술 검증, 국제 조사 협조, 자금 흐름 공개, 해킹 조직과의 관계 부인을 입증할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런 방식이 아니라 선전적 반발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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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 첫째,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단순한 IT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로 봐야 합니다. 해킹으로 탈취된 돈이 핵·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다면, 이는 은행 강도 사건이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확산 문제와 연결됩니다.
둘째, 가상자산 거래소와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에 대한 보안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한미일 사이버 공조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북한의 사이버 작전은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한 나라만의 대응으로는 부족합니다. 국제사회의 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넷째, 북한의 선전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북한은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될 때마다 피해자 행세를 하며 미국과 국제사회를 공격합니다. 한국 사회 역시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미국의 음모”라는 식으로 치부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사이버 범죄와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함께 봐야 합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을 굶주림과 통제 속에 방치하면서도 해킹 인력을 국가적 자산으로 길러 외화벌이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사이버 위협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문제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부인전과 선전전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와 안보 위협에 단호하고 정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