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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김정은이 5월 11일 여러 군수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보도는 이를 “군수공업현대화의 과학적이고 강령적인 지침”이라며 선전했지만, 그 실상은 북한 정권이 주민 생활과 민생 회복이 아니라 무기 생산과 전쟁 준비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군수공업기업소들을 방문해 2026년 상반기 군수생산과제 수행 실태를 점검하고, 각종 포탄과 총탄 생산에서 “기록적인 장성”을 이룩했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총탄 생산공장의 생산 상황을 살피며 고정밀 다목적탄, 특수기능탄, 훈련탄 생산체계 확립을 지시했고, 박격포와 곡사포 전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전문화된 포무기 생산종합체와 저격무기 생산공장 설립까지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군수공장 시찰이 아니다. 북한이 이미 국가경제의 상당 부분을 군수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김정은은 생산구조의 갱신, 공정 배치의 합리화, 기술관리·인재관리·노력관리의 최적화, 제품검수공정 현대화 등을 지시했다.
표현만 놓고 보면 산업 현대화처럼 들리지만, 그 목적은 주민 생활 개선이 아니라 포탄과 총탄의 더 빠른 생산, 더 정밀한 검수, 더 안정적인 무기 공급이다.
문제는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열악한 의료·교육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권이 말하는 “현대화”가 병원과 학교, 농업과 주택, 식량 공급 체계가 아니라 총탄 공장과 포무기 생산시설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체제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민의 삶을 살리는 경제가 아니라 전쟁 능력을 키우는 경제, 민생의 안전망이 아니라 정권 보위를 위한 군수 생산망이 우선인 것이다.
특히 이번 보도에서 김정은이 “종업원들에 대한 후방공급사업증진”을 언급한 대목은 역설적이다. 군수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공급은 강조하면서도, 일반 주민 전체의 생활난에 대한 책임 있는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북한 체제가 주민을 평등한 국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권 유지와 군사력 증강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따라 차등적으로 관리하는 동원 체제임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것은 북한의 군수공업 강화가 한반도 안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포탄과 총탄, 박격포와 곡사포 전력 강화는 방어적 수사로 포장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 수행 능력의 지속적 확충을 뜻한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미사일 개발, 핵무력 고도화 흐름 속에서 재래식 탄약 생산까지 확대한다면, 이는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위험한 행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지시를 “획기적인 전환”과 “중대한 이정표”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이정표가 아니라 경고등이다.
정상 국가라면 산업 현대화의 성과를 식량 생산, 의료 체계, 주민 소득, 교육 환경, 에너지 공급 개선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북한은 포탄과 총탄 생산량을 치적으로 내세운다. 이것이 바로 북한 체제가 민생국가가 아니라 병영국가임을 증명한다.
김정은 정권은 군수공업 노동계급의 “애국적 헌신”을 강조했지만, 그 헌신의 대가는 결국 주민 전체의 희생이다. 노동력은 군수공장으로, 자원은 무기 생산으로, 국가 예산은 군사력 강화로 흘러간다. 그 사이 주민의 밥상은 비어가고, 아이들의 미래는 닫히며, 사회 전체는 전쟁 준비라는 이름의 끝없는 동원 속에 갇힌다.
이번 군수공업 현지지도는 북한 정권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김정은은 주민을 먹여 살리는 길이 아니라 정권을 지키기 위한 무기의 길을 택하고 있다.
북한의 선전매체는 이를 “국방력 강화”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주민의 생존권을 포탄과 총탄으로 대체하는 비정상적 통치의 민낯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미래를 원한다면 총탄 생산공장을 늘릴 것이 아니라 식량 생산과 의료·교육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포무기 생산종합체가 아니라 주민 생활을 회복할 경제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다시 한 번 그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그 길은 북한 주민에게는 고통의 연장이고, 한반도에는 불안의 증폭이며, 국제사회에는 또 하나의 위협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