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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일부장관의 무지.. 독일통일을 제대로 알기는 하는가

2026-05-31 06:1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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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수통일 반대.. 북한 주민의 자유를 외면하겠다는 선언에 불과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대한민국 통일부장관이 이른바 “독일식 흡수통일”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통일 문제를 다루는 부처의 수장이 독일 통일의 역사적 본질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흡수통일’이라는 낡고 왜곡된 용어를 앞세워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길을 스스로 폄훼하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통일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수준의 인식 결핍이다.

독일 통일은 어느 날 서독이 동독을 강제로 집어삼킨 사건이 아니었다. 동독 주민들이 공산독재 체제의 거짓과 폭압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길을 선택한 역사적 결단이었다.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은 서독의 탱크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유를 향한 동독 주민들의 외침이었고, 공산주의 체제 아래 억눌려 있던 인간 존엄의 폭발이었다.

동독은 스스로 서독 기본법 체제에 합류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것은 패배자의 굴복이 아니라 노예 상태에서 시민의 지위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공산당 독재와 감시국가, 비밀경찰과 사상통제의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정당한 선택이었다. 당시 동독 주민들에게 ‘다른 통일 방식’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로 들어가는 것 외에 어떤 길이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이를 두고 마치 서독이 동독을 일방적으로 흡수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이자, 공산독재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동독 주민들의 자유 의지와 민주화 투쟁을 지워버리고, 마치 통일이 강자의 병합 행위였던 것처럼 왜곡하는 언어는 북한 정권이 즐겨 사용하는 선전 논리와 다를 바 없다.

한반도 상황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통일은 북한 세습독재 체제와의 적당한 타협이 아니다. 북한 주민들이 김씨 일가의 공산전체주의 폭압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 통일은 단순한 영토 결합이 아니라 자유의 회복이며, 국민의 권리 회복이며, 인간 존엄의 회복이어야 한다.

그런데 통일부장관이 ‘흡수통일 반대’라는 말을 앞세운다면, 그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들리겠는가. “대한민국은 당신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들어오는 길을 거부한다”는 뜻으로 들리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은 북한 주민의 해방보다 북한 정권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더 중시한다”는 신호로 비치지 않겠는가.

물론 전쟁을 통한 통일 외 달리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는 많지 않다. 무력 충돌과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과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원칙을 포기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평화를 말하면서 북한 주민의 자유를 외면하고, 공존을 말하면서 세습독재 체제를 사실상 인정한다면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방치다. 그것은 통일정책이 아니라 분단 고착 정책이다.

북한 정권이 바라는 통일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흔들고, 남한 내부의 안보 의식과 통일 의지를 약화시키며, 결국 한반도 전체를 자신들의 독재적 질서 아래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역흡수통일’이다. 대한민국이 자유의 기준을 잃고, 북한 주민의 해방을 말하지 못하고, 독재정권의 눈치를 보며 통일의 방향을 흐린다면 그 순간부터 통일정책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평화공존’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면죄부처럼 사용된다는 점이다. 평화공존은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이 2천만 북한 주민을 계속 감시와 굶주림, 강제노역과 사상통제 속에 방치하자는 뜻이라면 그것은 평화가 아니다. 그것은 독재의 지속을 묵인하는 것이다. 노예 상태에 놓인 주민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해방시키려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어찌 통일정책일 수 있는가.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평화적’이라는 절차만이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방향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지 않는 통일, 북한 주민의 기본권 회복을 목표로 하지 않는 통일, 세습독재 체제와의 공존만을 통일정책처럼 포장하는 노선은 헌법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통일부장관이라면 누구보다 분명히 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북한 주민의 자유를 외면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전쟁이 아니라 자유의 힘으로, 폭력이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통일을 준비한다. 이것이 통일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통일부장관에게 묻는다. 흡수통일은 반대한다면서, 역 흡수통일의 위험에는 왜 침묵하는가. 북한 주민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부담스럽고, 대한민국이 북한식 전체주의 논리에 끌려가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그래서 북한인권 관련 예산이 0인가?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은 분명해야 한다. 전쟁은 반대한다. 그러나 자유통일은 포기할 수 없다. 북한 주민의 해방은 회피할 수 없는 역사적 책무다. 통일부장관이 이 기본 원칙조차 흐린다면, 그는 통일부의 수장이 아니라 분단 고착부의 대변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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