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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김정은이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생산공정을 돌아보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능력이 지난 5년간 두 배 이상 확대되었다고 치하했으며, 앞으로 핵무기 보유 수를 계속 늘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전쟁 억제력”과 “국가 안전”을 내세웠지만, 본질은 명백하다. 북한 정권은 주민의 생명과 민생을 돌보는 대신 핵무기 생산을 체제 생존의 최우선 수단으로 삼고 있다. 김정은의 이번 현지지도는 평화를 위한 행보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한반도를 상대로 한 핵 협박의 노골적 과시다.
김정은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무기급 핵물질 생산능력이 종전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결정하고, 핵물질 생산능력 확대와 핵무기 보유 수 증가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북한 정권이 비핵화는커녕 핵무기 증산 노선을 공식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것은 북한이 이를 군사적 비밀로만 두지 않고, 공개 선전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에게 체제 결속을 강요하고, 외부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짙다.
그러나 핵물질 생산능력 확대가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가. 식량난과 의료난, 전력난,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핵무기 증산은 아무런 희망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핵개발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원은 주민의 생존권을 빼앗는 또 하나의 폭력이다.
북한은 이번 보도에서도 핵무력 강화가 “전쟁을 억제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선전 논리다. 핵무장을 확대하고, 핵물질 생산을 늘리며, 핵무기 보유 수 증가를 공언하는 행위가 어떻게 평화를 위한 것일 수 있는가.
진정한 평화는 위협의 증대가 아니라 위협의 감소에서 나온다. 핵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핵물질 생산공장의 확대가 아니라 핵개발 중단과 국제적 검증, 군사적 긴장 완화다. 북한이 말하는 “억제력”은 사실상 주변국을 겨냥한 협박의 다른 이름이다.
김정은 정권은 자신들이 만든 군사적 긴장을 다시 “외부 위협”으로 포장하고, 그 위협을 명분으로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평화 전략이 아니라 긴장 조성 전략이다.
이번 보도에서 가장 빠져 있는 것은 북한 주민의 현실이다. 핵물질 생산공장과 핵과학자, 핵무력 강화는 화려하게 선전되지만, 주민의 식량 사정, 인권 현실, 억압적 통제, 강제 동원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국가의 안전”을 말하지만, 그 국가 안에 사는 주민의 안전은 외면한다. 주민이 굶주리고, 표현의 자유가 없고, 이동의 자유조차 제한된 사회에서 핵무기만 늘리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안전인가.
핵무기는 북한 주민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김정은 체제를 지키는 방패다. 정권은 핵을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내부적으로는 군사적 위기감을 조성해 주민 통제를 강화한다. 핵개발은 외부를 향한 협박인 동시에 내부를 향한 억압의 도구다.
김정은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헌법이 부여한 신성한 권능”을 언급하며 핵무력 강화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독재 권력이 스스로 만든 헌법 조항을 내세워 핵무장을 합리화하는 것은 법치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국가의 주권은 주민의 생명과 자유, 존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북한 정권은 주권을 주민 보호가 아니라 정권 보위의 명분으로 사용한다. 핵무기를 늘리는 행위를 “신성한 권능”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북한 주민에 대한 기만이다.
핵무기 보유를 헌법적 권리처럼 주장하는 순간, 북한은 스스로를 정상국가가 아니라 핵 위협을 제도화한 체제임을 드러낸다. 이는 국제 규범과 한반도 평화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다.
이번 보도는 북한이 향후 핵무력 강화를 더욱 노골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기하급수적 강화”, “핵무기 보유 수 증가”, “새로운 5개년 계획”이라는 표현은 북한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핵 증산 노선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국제사회가 막연한 대화 기대나 유화적 접근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대화는 필요할 수 있지만, 대화의 전제는 현실 인식이어야 한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한국은 확고한 억제력과 동맹 강화, 국제 공조, 대북 제재 이행, 북한 인권 문제 제기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 핵개발에 동원되는 자원과 주민 착취, 전체주의적 통제는 하나의 구조 속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이번 핵물질 생산공장 현지지도는 강함의 과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체제 불안의 반영이다. 정상적인 국가는 경제 발전, 국민 복지, 과학기술 혁신, 국제 협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북한은 핵물질 생산능력 확대와 핵무기 보유 수 증가를 최대 성과로 선전한다.
이는 북한 정권이 주민의 지지를 통해 유지되는 체제가 아니라, 핵과 공포, 통제와 선전에 의존하는 체제임을 보여준다. 핵무기가 늘어날수록 북한 주민의 삶은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철저히 희생된다. 한반도의 평화 역시 더 멀어진다.
북한이 진정 국가의 안전과 발전을 원한다면 핵물질 생산공장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주민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며, 국제사회와 검증 가능한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핵무력 강화는 평화의 길이 아니다. 그것은 주민을 희생시키고, 한반도를 위협하며, 세계 질서를 흔드는 위험한 핵 인질극의 확대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