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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져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가

2026-06-05 18:21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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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간절한 선택을 자중지란으로 배신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불과 한 달 전의 대한민국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짙은 암흑 속에 있었다. 국민은 불안했고, 나라는 흔들렸으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마저 위태롭다는 절박감이 사회 곳곳을 짓눌렀다. 많은 국민은 정치권을 향해 분노했고, 실망했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심정마저 품었다.

그럼에도 국민은 마지막 심정으로 다시 손을 내밀었다. 물에 빠진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듯, 위기에 빠진 세력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면죄부도 아니었다. 그것은 “이제라도 정신차리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지금 벌써부터 들려오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국민이 건져주었더니 감사와 반성은커녕,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자리를 다투고, 공을 주장하고, 보따리까지 내놓으라는 식의 자중지란의 조짐이 보인다. 이것이 과연 국민 앞에 보여줄 태도인가. 이것이 암흑 속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국민에 대한 도리인가.

국민은 특정 세력의 내부 다툼을 보려고 표를 던진 것이 아니다. 국민은 누가 더 큰소리를 치는지, 누가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지, 누가 더 빨리 자기 정치의 길을 여는지를 보려고 다시 기회를 준 것이 아니다. 국민이 원한 것은 단 하나다.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무너진 상식을 회복하며, 민생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품격과 방향을 다시 세우라는 것이다.

지금은 오만을 부릴 때가 아니다. 지금은 공신을 따질 때도 아니며, 감투를 나눌 때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리에서 국민의 뜻을 두려워해야 할 때다. 국민이 왜 마지막 심정으로 손을 내밀었는지, 왜 절망 속에서도 다시 기대를 걸었는지, 그 이유를 깊이 새겨야 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는 말은 저절로 봄이 온다는 뜻이 아니다. 빼앗긴 들에 봄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누군가는 피땀을 흘려야 하고, 누군가는 유혹을 이겨야 하며, 누군가는 자기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이 마련해 준 작은 희망의 틈을 정치적 사욕과 내부 분열로 짓밟는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금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국민 앞에서의 겸손, 역사 앞에서의 겸손,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려 애써 온 수많은 시민 앞에서의 겸손이다. 지금 조금이라도 국민의 선택을 자기들의 전리품으로 착각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몰락의 시작일 뿐이다.

국민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었다. 그러나 건짐을 받은 이들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보따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젖은 옷을 털고 정신을 차리는 일이다. 자신을 구해준 국민에게 고개 숙여 감사하고, 다시는 물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자신만 살아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을 자각하는 일이다.

자중지란은 배신이다. 오만은 망각이다. 분열은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짓밟는 행위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누가 진정 나라를 생각하는지, 누가 자기 욕심에 취해 있는지, 누가 국민의 절박한 선택을 가볍게 여기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국민이 준 기회는 짧고, 역사의 심판은 냉정하다.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라는 명령 앞에서 사사로운 다툼은 죄악에 가깝다. 빼앗긴 들에 봄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모든 세력은 자기를 낮추고, 국민을 높이며, 자유대한민국 회복이라는 본령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은 이미 할 만큼 했다. 이제는 건짐을 받은 이들이 답할 차례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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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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