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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속에 숨긴 금 49kg

2026-06-24 08:24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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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국적 금 밀수 조직 6명 일본서 체포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일본에서 실물 크기의 인형 내부에 대량의 금을 숨겨 들여오려 한 중국 국적자 중심의 금 밀수 조직이 적발됐다.

국제 금값 상승과 일본 소비세 제도를 악용한 금 밀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범행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조직적 밀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 경시청은 6월 22일, 중국에서 일본으로 금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중국 국적 회사 책임자 등 남녀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1월 6일 중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들어온 항공화물 안에 실물 크기의 인형 3체를 넣고, 그 내부 골격에 원통형 금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금의 무게는 약 49kg, 시가로는 약 10억7,500만 엔에 달한다. 이들이 회피하려 한 소비세만 약 1억750만 엔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수입 금에 대해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어, 이를 신고하지 않고 반입한 뒤 국내에서 판매할 경우 소비세 상당액을 불법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수법은 매우 치밀했다. 용의자들은 금을 단순히 가방이나 의류 속에 숨긴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 크기의 모델 인형 내부 골격에 삽입했다. 세관에는 해당 인형을 ‘마네킹’으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통관 과정에서 적발되지 않았다면 금은 그대로 일본 내 유통망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 화물이 도쿄도 아라카와구의 한 아파트로 배송되도록 되어 있었으며, 이후 조직원들이 이를 수거해 회사 사무실 등으로 옮겨 가공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당국은 금이 일본에 들어온 뒤 다시 정련되거나 판 형태의 금으로 가공돼 판매·유통되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은 금의 출처를 흐리고 정상 거래품처럼 위장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이번 범행이 일회성 시도가 아닐 가능성이다. 일본 경찰은 이 조직이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인형 내부에 금을 숨겨 일본으로 반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 밀수는 단순 절도나 탈세를 넘어 국제 운송망, 현지 수거책, 정련·판매망, 자금 회수망이 결합된 다국적 범죄 구조로 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에서 금 밀수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국제 금값 상승과 일본의 소비세 구조가 있다. 금을 일본에 정식 수입하면 소비세를 내야 하지만, 밀수 조직은 이를 회피한 뒤 국내 매입업자에게 소비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판매해 차익을 얻는다. 일본 세관도 이러한 방식의 밀수가 범죄조직의 자금원이 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실제로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의 금지금 밀수 적발은 192건, 압수량은 약 425kg에 달했다. 적발 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이며, 출발지별로는 홍콩과 중국 본토,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항공기 승객을 통한 밀수가 건수 기준으로 많고, 항공화물은 압수량 기준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 금 시장에는 수급 통계상 설명하기 어려운 불균형도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대규모 금 생산국이 아님에도 상당한 규모의 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수입량과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본 내로 밀반입된 금이 정련·재가공 과정을 거쳐 정상 유통망에 섞인 뒤 다시 해외로 나가는 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 밀수는 중국과 홍콩,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 운송망을 활용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국제 금값 상승기에는 범죄 수익 규모도 커진다. 특히 합법 화물처럼 포장하거나 마네킹, 전자제품, 장식품, 부품 등으로 위장하는 방식은 세관 검사망을 우회하려는 전형적인 조직범죄 수법이다.

일본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항공화물과 여행객 휴대품 검사, 금 거래 경로 추적, 정련·매입업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은 일단 정상 유통망에 들어가면 출처를 추적하기 어렵고, 현금화도 쉬워 범죄조직의 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마네킹 속 금 49kg 사건은 단순한 밀수 사건을 넘어, 동아시아를 오가는 범죄 네트워크가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당국의 수사가 조직의 배후와 자금 흐름, 과거 밀수 규모까지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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