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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최선희 외무상 또 러시아행

2026-07-19 21:18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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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제는 숨긴 채 ‘밀착 외교’만 과시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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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의 초청을 받아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신보는 최 외무상과 일행이 18일 전용기를 이용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보는 이번 방문의 구체적인 일정과 회담 의제, 방문 지역, 수행단 구성 등에 대해서는 일절 밝히지 않았다. 외무상의 해외 방문이라는 중대한 외교 일정을 보도하면서도 ‘러시아 외무상의 초청’이라는 사실만 짤막하게 전한 것이다.

이는 북한 외교의 고질적인 폐쇄성을 다시 보여준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외무상의 해외 방문을 앞두고 방문 목적과 주요 협의 사항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회담 이후에는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외교정책을 주민에게 보고해야 할 공적 영역이 아니라 최고지도부가 독점하는 비밀 사업처럼 다루고 있다.

특히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적 고립 속에서 정치·외교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과 ‘친선’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그 협력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경제난과 식량 부족, 열악한 의료·생활 환경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정권 고위 인사들은 전용기를 이용해 비밀리에 해외를 오간다. 외무상의 전용기 출국 장면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희생과 지도부가 누리는 특권 사이의 괴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신보는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정규 외무성 부상과 러시아대사관의 블라디미르 토페하 임시대리대사가 최 외무상을 전송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전 장면을 소개하는 데 그쳤을 뿐, 실제로 무엇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로 향하는지는 감췄다.

주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라면서 정권은 러시아와의 고위급 접촉에 막대한 국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외관계 강화의 성과가 주민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권의 생존과 군사적 긴장 유지에 이용된다면, 그 외교는 국가를 위한 외교가 아니라 권력자를 위한 외교에 불과하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깊어질수록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관계 개선을 외면한 채 특정 국가와의 폐쇄적인 연대에만 매달리는 것은 북한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선택이다.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다. 북한 정권이 주민의 민생과 국제적 책임보다 권위주의 국가 간 결속을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다. 북한 당국은 의전성 보도와 친선 구호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번 방문의 목적과 협의 내용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외교는 정권의 비밀 거래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공적 행위여야 한다. 의제는 숨긴 채 북러 밀착만 과시하는 북한의 폐쇄외교는 한반도의 안정은 물론 북한 주민의 미래에도 아무런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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