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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대] 이런 엿같은 사랑

2026-08-29 07:46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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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엿같은 세상.. 엿같은 사랑..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 연합뉴스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이 인기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점잖은 자리에서는 좀처럼 입에 올리기 힘든 ‘엿같은’이라는 표현을 아예 드라마 제목 한복판에 박아놓았다. 그런데 필자 역시 이 드라마를 참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 있게 봤다.

광복절을 전후해 난데없는 ‘친일파’ 논란에 휘말리며 뜻밖의 곤욕을 치른 배우 하영이 열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그런 현실의 소란은 잠시 잊게 된다. 화면 안에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은 무엇이고 부모는 무엇인지, 폭력 앞에서 정의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 행복, 폭력, 정의, 부모, 가족. 너무나 흔하게 듣는 말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이 말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자주 잊고 산다.

드라마는 12부작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로맨스와 코미디, 액션과 범죄, 때로는 묵직한 인간사의 아픔을 넘나든다. 웃다가 마음이 무거워지고, 긴장하다가 어느 순간 가슴이 따뜻해진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결국 이야기가 사람에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상처 입은 사람의 곁을 지켜주는 것, 잘못된 폭력에 맞서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것,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것...

우리는 매일 뉴스에서 싸움을 본다. 정치가 싸우고, 세대가 싸우고, 남녀가 싸우고, 나라가 싸운다. 누가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목소리는 넘쳐나지만, 누군가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지는 듯하다.

돈은 많아졌지만 행복은 멀어지고, 연결은 쉬워졌지만 사람은 외로워졌다. 정의를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자신의 작은 이익 앞에서는 정의를 내려놓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본다. 가족의 소중함을 말하면서도 가족이 해체되는 현실에는 무덤덤해져 간다.

그래서인지 〈이런 엿같은 사랑〉이라는 조금은 거친 제목의 드라마가 오히려 따뜻하게 다가왔다. ‘엿같다’는 말은 보통 무언가 형편없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엿마을의 엿’이라는 말에 전혀 다른 상상을 하게 된다.

때로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때로는 지독하게 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다시 살아가게 만드는 힘 역시 사랑이다. 가족도 그렇고 부모의 마음도 그렇다. 행복이라는 것도 거창한 성공의 꼭대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웃고, 기다리고, 돌아올 곳이 있다는 평범함 속에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엿같은 사랑’이라는 제목은 묘하게 역설적이다.

현실의 대한민국은 참 엿같은 세상이다.

필자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하루에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한다. 상식이 상식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정의가 진영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보다 이해관계가 앞서고,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기보다 삿대질하는 일이 더 익숙해진 세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래서 사랑이 더 필요하다.

사랑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랑조차 사라진 세상에서는 그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없다. 정의 역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으면 복수가 되고, 정치 역시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으면 권력투쟁이 되며, 가족 역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잃으면 단지 같은 주소에 사는 사람들의 집합에 불과해진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한번 권하고 싶다. 사는 것이 조금 지치고, 세상이 정말 ‘엿같다’고 느껴지는 날이라면 〈이런 엿같은 사랑〉을 한번 보시라.

그 속에서 거창한 철학을 찾을 필요는 없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 누군가가 누군가를 끝까지 지키려는 마음,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리고 살았던 작은 행복 하나만 다시 발견해도 충분하다.

이 드라마 덕분에 필자는 처음 알았다. ‘엿같다’는 말이 이렇게 달콤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다만 드라마가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니 생각은 여전히 같다.

참 엿같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엿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엿마을의 엿’같이 끈끈한 사랑 하나쯤은 끝까지 붙잡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리베르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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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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