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침몰한 예인선 |
대한민국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잔혹범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국제범죄와 외국인 범죄가 우리 사회의 허점을 파고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 내부에서는 범죄와 직무유기까지 터져 나온다. 급기야 부산 앞바다에서는 예인선이 전복돼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별개의 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이 느끼는 불안은 하나다. 대한민국의 기본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
국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거리를 걸어도 안전해야 하고, 배를 타도 안전해야 한다.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을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외국인이 입국하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들어와 어디에서 체류하고 있는지 국가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이런 사안들이 제대로 작동되는 대한민국이었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경북 경산에서는 중국 국적 대학 강사가 같은 중국 국적의 여성 대학원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됐다. 중국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던 인물이 한국에 들어와 장기간 불법체류하다 수십 년 만에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중국을 거점으로 국내 고령층을 노린 100억원대 보이스피싱 조직도 적발됐다.
이런 사건을 모든 중국인이나 외국인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범죄의 책임은 범죄자 개인에게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 묻는 것이다.
도대체 출입국 관리와 불법체류 관리, 국제수배자 정보 공유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
개방과 무방비는 전혀 다른 말이다. 관광객을 받고 교류를 확대하는 것과 국경 관리를 느슨하게 하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문을 넓게 열수록 신원 확인과 체류 관리, 범죄경력 확인과 국제공조는 더 철저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경찰이다. 제주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실종 신고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실종자를 찾아야 할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의혹만으로도 공권력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현직 경찰관의 폭행, 수사정보 유출 사건도 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묵묵히 국민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경찰의 범죄와 직무유기는 더욱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부산 선박 전복 사고 역시 지금은 실종자 구조와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이 우선이다. 그러나 조사 이후에는 선박 안전관리와 운항 판단, 관제체계, 구조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하루아침에 위험한 나라가 된 것은 아니다. 정말 위험한 것은 “설마 별일 있겠느냐”는 국가적 무감각이다.
불법체류 관리가 느슨해지고, 국제범죄 대응이 뒤처지고, 경찰 기강이 무너지고, 대형 사고가 반복돼도 그때그때 책임자 몇 명 문책하고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의 치안과 안전은 서서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국가에 요구하는 것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아침에 집을 나선 가족이 아무 사고 없이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나라,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나라, 거리를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일터로 향하는 평범한 일상조차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그것이면 된다. 그 최소한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어떤 경제성장도, 어떤 복지도, 어떤 정치적 구호도 공허하다.
그것조차 못한다면 국민은 묻게 될 것이다. 도대체 민주당의 ‘황금시대’는 그냥 돈 잔치일 뿐인가.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