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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김책공대 5학년 학급 전원 수상 대대적 홍보

2026-09-14 20:44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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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성과·검증 자료는 없고 “사회주의 건설 기여”만 강조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김책공업종합대학 한 학급의 학생 전원이 ‘대학생과학탐구상’을 받았다며 이를 청년 과학인재 육성의 대표적 성과로 선전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이 어떤 연구를 수행했고, 그 성과가 어느 수준의 과학적 검증을 거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선신보는 14일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과학기술학부 공학반 5학년 학생들이 지난 3월 학급 전원 대학생과학탐구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1990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과학탐구상 수상 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상자가 되려면 대학 재학 기간 동안 최우등 성적을 유지하고 과학연구 활동과 전국 단위 과학기술 전시회·발표회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학급은 입학 초기부터 ‘학급 전원 수상’을 목표로 세우고 1~3학년을 준비단계로 정해 집단적으로 학습과 연구에 매달렸다고 소개됐다. 북한 매체는 “1학기부터 모두가 최우등생이 되었다”며 학급 전체가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과학적 성취를 소개하는 기사라기보다 북한 특유의 집단주의적 모범사례 선전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과학은 본래 개인의 창의적 문제의식과 자유로운 질문, 실패와 반론, 공개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그런데 북한의 보도에서는 연구 내용이나 논문의 수준, 실험 방법, 외부 연구자들의 검증과 같은 과학의 핵심 요소보다는 ‘학급 전원’, ‘집단적 학습열풍’, ‘사회주의 건설에 이바지’와 같은 정치적·집단주의적 표현이 훨씬 앞세워졌다.

무엇보다 한 학급 학생 모두가 장기간 ‘최우등생’을 유지하고 동시에 과학탐구상까지 받았다는 주장 역시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이상 외부에서 그 의미를 확인하기 어렵다.

북한 매체는 학생들이 처음 전국대학생정보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 참가했을 당시 6명 가운데 2명만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연구 방향을 수정해 결국 학급 전원이 수상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얻었다는 ‘교훈’도 의미심장하다. 연구가 학술적으로 깊어야 할 뿐 아니라 반드시 “사회주의 건설과 인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에서 과학연구가 학문 자체의 자유로운 탐구보다 체제의 정책 목표와 경제 계획에 종속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한정된 환경에서도 학업과 연구에 노력하는 북한 청년들의 열정 자체까지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개인의 성취마저 끊임없이 ‘집단의 승리’와 ‘체제의 우월성’으로 포장하는 북한 당국의 선전 방식이다.

진정한 과학 강국을 평가하는 기준은 몇 명에게 상을 주었는지가 아니다.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사회에 공개되는지, 다른 연구자가 이를 검증할 수 있는지, 실패한 연구와 비판적 견해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북한은 ‘학급 전원 수상’이라는 화려한 문구를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연구 결과와 검증 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과학은 구호로 발전하지 않는다. 학생 전원에게 상을 주었다는 선전보다 더 필요한 것은 질문할 자유, 실패할 자유, 권위에 반론을 제기할 자유다.

그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과학은 결국 과학이 아니라 체제를 위한 또 하나의 선전물이 될 수밖에 없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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