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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현직 관리 접촉해 정보수집, 중국인 여성 체포

2026-09-14 20:58 | 입력 : 안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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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I “중국 정보당국 지시받아 미·중 관계 정보 수집”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미국 전·현직 정부 관리들과 장기간 접촉하면서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여성이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체포돼 미국 연방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연방검찰은 9월 11일 중국 국적의 진디(Di Jin·41)를 법무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10년의 연방 교도소형을 받을 수 있다.

미 현지 언론과 법원 문서에 따르면 진디는 중국 톈진에 거주하면서 ‘톈진 스마트시티 과학기술유한회사’의 총괄 매니저로 활동해 왔으며, 소피 진(Sophie Jin), 쑤이신(Xin Sui) 등의 이름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2013년 이후 최소 7차례 B1/B2 방문비자를 이용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진디가 지난 9월 8일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세관과 FBI의 조사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진디는 입국 당시 워싱턴 D.C.에서 81세의 오랜 친구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물은 미국 정부의 전직 관리로 법원 문서에는 ‘정부 연락인 1’로 표기됐다.

그러나 해당 전직 관리는 수사당국에 진디가 미국을 방문한다는 사실조차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한 진디가 중국 정부의 ‘정보원’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고 FBI에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FBI가 확보한 진디의 휴대전화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들이 남아 있었으며, 논의 내용에는 미국의 조달 정책과 희토류, 미국 국채, 무역 체계,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문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진디가 지난 4월 한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시의 팀이 방금 나를 찾아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다만 법원 문서에는 여기에서 언급된 ‘시의 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측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FBI 조사에서 진디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한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자신에게 워싱턴 D.C.에서 정보를 수집하도록 요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그녀가 이 ‘싱크탱크’의 실체에 대해 나중에는 중국 상하이 정보당국의 위장 조직이었다고 인정한 점이다.

FBI 요원이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진디는 중국 측 연락자가 미국 방문 전 자신의 연락 흔적과 관련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이번 미국 방문 며칠 전 관련 정보를 삭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중국 국가안전부와의 관계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디는 FBI 조사에서 2012년 중국 국가안전부의 지방 정보요원과 처음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그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었으며, 중국 정보요원으로부터 미국에서 특정 사건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귀국해 그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접촉은 계속됐다는 것이 미 당국의 판단이다. 진디는 2024년 상하이에서 정보요원들을 만났으며,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상하이 정보당국 관계자들로부터 미국의 전·현직 정부 관계자 네 명을 만나 미·중 관계와 관련한 정보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베이징의 한 싱크탱크에서 일한다”고 설명하라는 이른바 ‘위장 설명’까지 중국 측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FBI는 밝혔다. 미국 측 연락인 가운데 일부도 진디와의 관계를 상당히 경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7월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진디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신은 정보요원이 아니라 여성 사업가라고 믿지만, 누가 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만남이 자신의 보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미국에 대한 맹세와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게 할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진디는 2025년 6월 다시 미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했고, 귀국 뒤 그 과정에서 입수한 내용을 중국 측에 보고했다고 FBI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에도 미국에서 정부 관계자 가운데 한 명과 재차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진디는 이번 9월 미국 방문은 중국 정보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FBI는 이전 진술과 모순된다고 보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진디는 중국을 떠나기 전 이른바 ‘싱크탱크’ 연락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워싱턴 D.C.에서 확보한 정보가 있으면 다시 전달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FBI는 지난주 진디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3대를 압수수색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2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중국 관련 반첩보 사건과 맞물려 주목된다.

디트로이트 연방검찰은 진디 사건이 접수되기 약 2주 전에도 캐나다에서 공부하던 중국인 유학생 쩡웨이헝(Weiheng Zeng)을 기소했다. 연방 당국은 이 유학생이 공항 인근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가 항공기 사진을 촬영한 뒤 자신이 중국 정부 직원으로 생각한 인물에게 해당 사진을 전송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두 사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중국과 관련된 정보수집 활동을 단순한 전통적 스파이 행위뿐 아니라 기업인, 유학생, 연구기관과 싱크탱크 등을 활용한 인적 네트워크 방식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소 내용대로라면 중국 정보기관이 공식 외교관이나 정보요원이 아닌 사업가 신분의 인물을 활용해 미국의 전·현직 정부 관리들에게 접근하고, 미·중 관계와 경제·통상 분야의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중국 방첩 대응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희·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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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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