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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가구 몇 점으로 ‘지방발전’ 자랑

2026-09-24 08:22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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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선전 뒤에 가려진 주민의 구매력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최근 지방공장에서 생산되는 가구제품의 인기를 내세우며 김정은 정권의 이른바 ‘지방발전정책’ 성과를 집중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실제로 해당 제품을 얼마나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지, 가격과 공급량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아 전형적인 성과 선전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3일 ‘구장군일용품공장의 인기있는 가구제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안북도 구장군에 세워진 일용품공장이 양복장과 이불장 등 각종 가구를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공장이 준공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백령대굴’ 상표를 단 제품의 품질이 높아 구장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높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는 주민들이 중앙에서 생산된 가구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지방공장의 제품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취지로 소개했다.

문제는 북한 매체가 말하는 ‘인기’와 ‘수요’를 확인할 객관적인 지표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달에 몇 개의 가구가 생산되는지, 판매가격은 주민 평균소득의 몇 배인지, 실제 구매자가 얼마나 되는지, 전력과 원자재 공급은 안정적인지 등 주민 생활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정보는 빠져 있다.

결국 공장이 새로 생겼고 제품이 전시됐다는 사실과 그것이 주민 생활을 실질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은 2024년부터 매년 20개 시·군에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경공업과 식료품, 생활필수품을 지역에서 자체 생산해 평양과 지방의 생활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 북한 당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의 일부 산업지표가 코로나19 시기보다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최근 38노스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시장가격과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실질 구매력 개선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방공장 운영에서 전력 부족과 원자재·설비 조달 문제 등이 지속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마다 비슷한 종류의 소규모 공장을 반복적으로 건설하는 방식 역시 경제적 효율성 문제가 제기된다. 지역별 비교우위나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기 어렵고, 설비와 원자재 확보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북한 지방공장에서 생산되는 간장·된장 등 일부 생활제품의 경우 주민의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의 생산은 가능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제품의 품질이나 생산체계의 경쟁력까지 크게 높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장 준공식이나 상표 이름이 아니다.

가구 하나를 월급으로 살 수 있는지, 필요한 물건을 원하는 때 구입할 수 있는지, 공장이 몇 년 뒤에도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지가 생활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말하려 한다면 공장 건물과 전시품을 보여주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생산량과 가격, 노동자 임금, 주민 구매력과 유통 실태부터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양복장 몇 개와 이불장 몇 개를 내세우며 ‘고향자랑이 늘어난다’고 선전하기보다 주민들이 가구 하나를 사기 위해 얼마를 벌고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먼저다.

‘지방발전’의 성패는 공장의 숫자가 아니라 주민의 식탁과 살림살이에서 확인돼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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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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