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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미국을 ‘핵전파 장본인’이라 비난한 북한

2026-09-30 22:38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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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무성 비망록.. 정작 자신들의 핵개발은 외면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외무성이 미국을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하며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가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다시 내놓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아온 북한 자신의 핵무기 개발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문제를 사실상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책임 전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7일 발표한 비망록에서 미국의 핵전력 증강과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 정책을 ‘핵전파행위’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를 29일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의 군축 책임과 핵전력 현대화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쟁은 분명 존재한다. 핵보유국의 군축 의무, 핵무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 확장억제 정책의 위험성 등은 국제 핵군축 논의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져 온 사안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망록은 이 같은 문제를 자국 핵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IAEA가 2026년 NPT 검토회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2022년 이후 계속 확대돼 왔다. 영변 5MW 원자로의 가동 징후가 이어졌고, 2025년에는 방사화학연구소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일치하는 활동도 관측됐다. 2023년 이후에는 영변 경수로의 운전 징후 역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외부의 핵위협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핵물질 생산과 핵전력 고도화를 지속해온 정황이 국제기구에 의해 계속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이 2006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여러 차례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제재 결의를 채택해 왔다. 현재 유엔 대북제재 체제는 북한에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 안전조치 체제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비망록에서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요구와 북한의 핵개발 과정은 사실상 사라지고 미국의 핵정책만이 국제 핵위기의 원인인 것처럼 묘사된다.

특히 북한은 최근에도 자신을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 규정하며 핵무기 보유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9월 북한 외무성은 국제사회의 핵실험 중단 요구를 거부했고, 최선희 외무상 역시 북한의 핵보유 지위가 불가역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문제는 북한이 한쪽에서는 핵확산과 핵군비 경쟁을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자신의 핵무기 확대를 ‘자위권’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한다는 데 있다.

핵비확산 원칙이 국제사회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그 원칙은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다른 국가의 핵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실험과 핵물질 생산,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북한은 이번 비망록의 제목에서부터 자신들의 ‘불변한 대응선택’을 강조했다. 결국 미국의 핵정책을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결론은 북한의 핵무력 유지와 강화를 정당화하는 데 맞춰져 있는 셈이다.

한반도의 핵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의 군축 노력과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북한 역시 자신이 국제사회로부터 제기받아온 핵확산 문제에 답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책임만을 부각한다고 해서 현실의 핵위험이 해결될 수는 없다.

미국의 핵정책을 비판하기 전에 북한이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핵확산을 문제 삼으면서 왜 자신들의 핵무기와 핵물질 생산은 계속 확대하고 있는가.

북한 외무성의 이번 비망록이 답하지 않은 가장 큰 모순이 바로 여기에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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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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