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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주국방과 북한군 지뢰

2026-10-01 06:59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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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통수권자의 황당한 상황 인식

전선지역에서 지뢰매설 작업 중인 북한군 모습
전선지역에서 지뢰매설 작업 중인 북한군 모습

북한군 지뢰로 대한민국 장병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의 지뢰에 의한 사건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유엔군사령부 역시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북한 대인지뢰가 발견됐다며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가장 먼저 강조해야 하는지가 너무도 분명한 상황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 군통수권자가 ‘자주국방’을 강조했다는 사실은 그 발언의 맥락을 되짚어보게 한다.

물론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대호 김종서함’의 진수식에서 우리 방위산업의 성취와 독자적인 국방 역량을 강조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우리 손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첨단 함정은 대한민국 국방력의 자랑스러운 성과이며, 강력한 자체 방위 역량을 갖추는 것은 어느 국가에나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남의 힘에 기댄 안보는 그 나라 사정이나 상황이 바뀌면 함께 흔들린다”, “자주국방은 곧 주권”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 말을 한 바로 그 시점이다.

북한의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피해를 입고, 대한민국 군과 유엔사가 함께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고 있는 때였다. 지금은 한미연합방위태세와 유엔사 체제를 포함한 국제적 안보 공조가 실제로 어떻게 대한민국 장병의 생명과 군사적 안정에 기여하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할 순간이다.

그런데 하필 이때 ‘남의 힘에 기댄 안보’를 강조한다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로 전달되겠는가.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은 한미동맹이나 유엔사와 반대되는 개념이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강한 대한민국 군과 굳건한 한미동맹,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엔사와의 협력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오늘 대한민국 안보의 현실이다.

특히 이번 지뢰 사건에서 유엔사가 직접 현장조사에 참여하고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놓은 것은 그 체제가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도 한반도 군사안정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군통수권자가 이 시점에서 국민과 장병들에게 보내야 할 첫 번째 메시지는 무엇이었어야 하는가.

북한의 행위를 단호히 규탄하고, 부상 장병을 위로하며, 북한에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를 비롯한 우방과의 굳건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것이 먼저였어야 한다. 이지스함의 위용을 이야기하면서도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스스로를 지킬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는 동시에 동맹과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이렇게 말했다면 자주국방과 동맹은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독자적 국방 역량이 동맹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반이라는 메시지가 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의 힘에 기댄 안보’를 굳이 강조한 것은 적절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군통수권자의 발언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분노할 따름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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