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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평양 하천의 화려한 변신

2026-10-08 20:49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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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민의 행복’은 분수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조선신보가 8일 평양 장산소하천에 낚시터와 휴식시설, 분수 등이 들어섰다며 ‘인민의 문화휴식터’로 변모했다고 보도했다. 산책로에 조명과 돌의자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소개하며 정비 성과를 부각했다. 그러나 아름답게 꾸며진 하천의 풍경만으로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하천 정비와 휴식공간 확충은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이다. 문제는 시설의 외관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서,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평가할 핵심 정보는 제시하지 않는 보도 방식이다.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려면 누구의 요구로 추진됐고, 얼마나 많은 자원이 투입됐으며, 주민들이 어떤 혜택을 누리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훌륭히 변모’했다는 찬사, 빠져 있는 주민의 부담

조선신보의 보도에는 공사 예산과 재원, 노동력 조달 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는지, 동원이나 추가적인 부담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정보가 없다고 해서 강제동원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민의 행복을 내세우는 사업에서 주민이 부담한 비용과 노동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완공된 시설의 사진만으로 사업 과정의 적절성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휴식시설의 이용 여건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낚시터와 산책로가 생겼다는 사실에 더해, 주민들이 충분한 여가시간을 갖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시설의 존재와 주민이 실제로 누리는 복지는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평양의 한 장면으로 전체 주민의 삶을 말할 수 없다

이번 보도는 평양의 특정 하천을 다룬다. 그런데 이를 포괄적인 ‘인민의 문화생활’의 성과로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다른 지역의 하천과 생활환경은 어떤 상태인지, 비슷한 정비와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비교가 없기 때문이다.

수도의 눈에 띄는 공간을 정비하는 것과 전체 주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다. 특정 지역의 분수와 야간조명이 돋보일수록, 다른 지역에도 필요한 환경 개선과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보도가 성과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려면 화려한 풍경과 함께 지역별 투자 현황, 시설 이용 실태, 주민들의 평가도 제시해야 한다. 좋은 장면을 골라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정책의 형평성과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주민의 평가부터 공개해야

장산소하천 정비의 가치는 당국이나 매체의 찬사가 아니라 주민들의 실제 생활에서 확인돼야 한다. 산책하기 편해졌는지, 관리가 꾸준히 이루어지는지, 불편이나 개선 요구에 당국이 응답하는지가 중요하다.

주민들이 만족하는 부분뿐 아니라 문제점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인민을 위한 사업’이라는 설명에 신뢰가 생긴다. 비판과 검증이 빠진 성과 보도는 공공사업을 평가하는 기사보다 체제의 이미지를 꾸미는 홍보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장산소하천에 생긴 휴식공간은 그 자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분수가 솟고 산책로가 밝아졌다는 이유로 주민 전체의 행복까지 증명됐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북한 당국이 보여줘야 할 것은 화려한 완공 장면에 이어지는 투명한 사업 정보와 지속적인 생활 개선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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