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미국 와이오밍대학교에서 베트남 출신 동료 대학원생의 음료에 독성물질을 넣은 혐의를 받는 중국인 여성 대학원생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동료의 연구자료를 무단으로 촬영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연구실 내 안전과 연구성과 보호 문제가 함께 불거지고 있다.
AP통신의 10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와이오밍대 미생물학 대학원생 왕아이리(Aili Wang·32)는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왕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중국으로 출국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체포 당시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과 외장 저장장치, 문서 등은 경찰이 확보했다.
사건은 피해 학생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이상이 나타나면서 드러났다. 제공된 보도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8월부터 손가락 저림과 감각 이상, 다리 무력감, 극심한 피로와 불면 등을 겪었다. 자신의 책상에 놓인 소형 커피머신으로 차를 만들 때 이상한 맛이 나고, 기계를 세척하면 그 맛이 사라지는 점도 의심을 키웠다.
피해자의 아내와 동료들이 커피머신의 물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 양성 반응을 보이는 흰색 분말이 확인됐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연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고용량에 노출되면 신경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확보된 시료는 대학 경찰에 증거로 제출됐다.
법원에 제출된 경찰 진술서에는 왕씨가 피해자의 책상을 뒤지고 연구노트를 촬영한 정황도 담겼다. 피해자는 세균을 이용해 RNA를 인체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으며, 해당 연구는 암과 신경계·유전 질환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관련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었다.
수사기관은 왕씨가 온라인 거래 사이트 이베이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두 차례 구매한 뒤 계정 삭제를 요청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왕씨는 지난 5일 대학 경찰 조사에서 수년간 해당 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도교수는 왕씨가 첫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서 불합격했으며, 연구성과가 뛰어난 피해자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질투가 범행 동기였는지, 연구자료 촬영이 실제 기술 유출로 이어졌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와이오밍주법상 중범죄인 가중 폭행·상해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10년과 벌금 1만 달러에 처해질 수 있다. 연구노트 촬영 의혹과 별개로, AP 보도에서 연구성과 절취에 대한 별도 기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여전히 집중력 저하와 피로, 왼손 감각 상실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최종적인 형사책임은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이지만, 공동 연구공간에서 발생한 이번 중독 의혹은 대학의 유해물질 관리와 연구자 보호 체계를 점검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