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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중국의 해상 압박에 직면한 대만과 필리핀이 해양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의 퇴역 순찰함이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편입된 데 이어 대만 해순서의 필리핀 방문까지 추진되면서, 양측의 협력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 해순서의 퇴역 순찰·구조함 진먼함(金門艦·Kinmen)은 필리핀 비영리단체 ‘우리의 바다를 지키는 재단’(We Protect Our Seas)을 거쳐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인계됐다. 이 함정은 지난 10월 2일 ‘사랑가니함’(BRP Sarangani)으로 정식 취역했으며, 함번은 6177이다. 주요 임무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주변의 항로 안전과 해양 환경 보호다.
2008년 건조된 길이 약 61m의 이 함정은 개보수를 거쳐 필리핀 측에 전달됐다. 해상 순찰과 수색구조, 인도주의 지원, 재난 대응 등에 활용될 수 있어 필리핀 해안경비대의 현장 대응 능력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함정 인계 과정에서는 외교적 민감성을 고려한 조율이 이뤄졌다. 재단 회장 제프리 오다니엘은 2025년 12월부터 대만 측과 협의를 시작해 수개월간 논의와 조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이 유지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 아래에서 실질적인 해양 협력을 추진할 방안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는 것이다.
대만 해순서는 2027년 10월 필리핀 친선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중앙통신이 확인한 대만 해양위원회의 예산안에는 인원 100명이 참여하는 8일간의 방문 일정이 담겼다. 타이베이타임스는 이를 대만 해상 법 집행 선박의 첫 필리핀 방문 계획으로 소개하면서, 대만 해군의 마지막 관련 방문은 1974년이었다고 전했다.
협력 확대의 배경에는 중국의 이른바 ‘회색지대’ 활동이 있다. 전면적인 무력 충돌에 이르지 않는 수준에서 해경선과 각종 선박을 동원해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다. 대만과 필리핀은 이러한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 법 집행과 지역 안보 분야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10월 1일에도 대만 인근 바타네스 해역에서 활동하던 중국 조사선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최대 해안경비함과 항공기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만 주변과 필리핀 북부 해역의 긴장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현재 진행되는 협력을 군사동맹이나 대만 유사시 필리핀의 군사 개입 약속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공개된 협력은 순찰함 인계, 해상 안전, 인도주의 지원과 법 집행에 무게가 실려 있다. 대만 해양위원회도 지난 20일 양측이 어업 관련 법 집행 협력과 긴급 통보 체계를 구축하고, 해상 인도주의 지원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움직임은 중국의 해상 압박이 주변국 간 실무 협력을 촉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함정 한 척의 인계가 지역의 세력 균형을 곧바로 바꾸지는 않더라도, 구조 요청과 해상 사건에 함께 대응하는 경험은 양측의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대만과 필리핀의 협력이 일회성 교류를 넘어 지속적인 대응 체계로 정착할지가 향후 관건이다.
장·춘 <취재기자>